삼성엔지니어링이 해외플랜트 부문에 집중한 덕에 건설산업 전반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거뒀다. 건설업계는 올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국내 주택사업에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2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엔지니어링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이 7조1147억 원, 4884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4조9732억 원, 3966억 원) 대비 43.1%, 23.1%씩 증가했다.
주요 건설사들은 올해 실적 악화를 겪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이슈로 인해 모래, 철근, 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원가 부담이 높아졌다. 특히 주택 사업의 비중이 큰 기업일수록 실적 하락 폭이 컸다.
하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들어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끌어올렸다. 플랜트 사업에 집중하면서 원자재 가격 부담을 피해갔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사업부문은 크게 화공부문과 비화공부문으로 나뉘는데, 두 사업 모두 올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멕시코 DBNR, 사우디 APOC 등 해외 대형 현장의 공정이 원활해진 영향이다. 또한 주요 현장에서 모듈화, 설계자동화 등으로 생산성과 효율성이 크게 개선되기도 했다.
특히 최성안 대표가 주도한 Feed(기본설계) to EPC(설계·조달·공사) 전략을 바탕으로 체질 개선에 주력했다.
국내 대비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점도 호실적에 영향을 끼쳤다. 국내 주택 시장에서는 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강달러·고유가가 이어지면서 오히려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발주가 늘고, 공사 대금이 증가하기 떄문이다.
올해 3분기 누적 해외 매출은 4조2829억 원이다. 전년 동기(3조3462억 원) 대비 28.0% 증가했다. 매년 매출의 6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아메리카와 아시아, 중동 및 기타에서의 매출이 6626억 원에서 1조2349억 원, 7772억 원에서 1조154억 원, 1조9046억 원에서 2조326억 원으로 86.4%, 30.6%, 6.6%씩 늘었다.
한편,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연말 임원인사를 통해 남궁홍 대표가 새로운 수장으로 내정됐다. 남궁 사장은 사업관리, 영업, 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요 요직을 거쳤으며, 전임인 최 대표와 같은 화공플랜트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