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은 글로벌제약사 일라이릴리가 반환했던 BTK 저해제 '포셀티닙(Poseltinib)'의 후속연구인 3제 병용요법 임상 2상의 중간 결과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유럽 혈액학 학회(EHA)에서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연구는 포셀티닙이 포함된 3제 병용요법의 재발 및 불응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에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한 것이다. 한미약품과 지놈오피니언이 지원하고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변자민 교수가 발표했다.
포셀티닙은 한미약품이 최초 개발해 2015년 일라이릴리에 6억9000만 달러 규모로 라이선스 아웃했던 BTK 저해제로, 당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대상 임상 2상에서 유효성을 미입증해 2019년 1월 권리가 반환됐다.
권리 반환 후 포셀티닙 후속 개발 의지를 밝혀 온 한미약품은 2021년 10월 지놈오피니언과 포셀티닙 공동개발계약을 체결했으며, 이후 지놈오피니언은 포셀티닙과 CD3xCD20 이중항체인 '글로피타맙', 면역조절제 '레날리도마이드'를 조합한 3제 병용요법을 통해 재발 및 불응 DLBCL 환자 대상의 연구자 주도 임상을 진행해 왔다.
3제 요법에 쓰인 약물의 앞 글자를 따 'GPL 연구'로 명명된 이 임상은 대한혈액학회 림프종연구회 소속기관을 중심으로 국내 다기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2023년 5월 기준 19명의 환자가 등록됐으며 현재 추가 임상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번 EHA에서 발표된 중간 결과에서 연구팀은 GPL 요법의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했다. 임상 시작 후 반응이 평가된 환자 14명 중 유효성 평가 기준인 객관적 반응(OR)을 충족한 비율이 79%이고, 초기 데이터임에도 36% 환자는 암 세포가 사라진 완전관해(CR)가 관찰됐다. 안전성을 평가한 코호트 역시 특이성 있는 이상반응은 없었다.
연구팀은 GPL 병용 요법이 기존 치료법 대비 DLBCL의 발암 기전을 광범위하게 제어할 수 있어 환자들의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체 연구 임상시험 조정자인 윤성수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CAR-T를 포함한 표준치료에 실패한 재발 및 불응 DLBCL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최근 여러 이중항체가 재발 및 불응 DLBCL 환자에서 비교적 우수한 효능을 보여 사용이 승인되고 있으나, 여전히 항체 단독요법 후의 잦은 재발로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포셀티닙과 이중항체 병용투여 요법의 안전성 및 유효성이 확인된 만큼, 최종 임상 결과를 통해 의료진에게 향후 새로운 치료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기자 jeje@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