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국내 대기업집단 상장사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상위권에 대거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개 기업 중 4곳이 제약바이오 기업이다.
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대기업집단 상장사들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3분기 연구개발비 내역을 공시한 241개 기업 중 CJ바이오사이언스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가장 높았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이다. CJ제일제당이 바이오 사업 본격화를 위해 2021년 7월 천랩을 983억 원에 인수해 지난해 초 자회사로 출범시켰다. 이 회사는 CJ그룹 편입 이후 개발 역량을 강화하면서 연구개발비를 늘리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1~3분기 연구개발(R&D)에 165억 원을 투자했다. 이 회사의 연구개발비는 매출(41억 원)의 4배다. 전년 동기(455.5%) 대비 56.5%p 감소했지만, 선두를 유지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9월 말 현재 15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자체 개발 파이프라인이 4개, 영국 및 아일랜드 소재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4D 파마로부터 인수한 파이프라인이 11개다. 주요 적응증으로는 고형암, 염증성 장질환(IBD), 과민성대장증후군(IBS), 파킨슨(PD), 자폐증(ASD), 다발성 경화중(MS). 천식, 류마티스 등이 있다.
2025년까지 파이프라인 10개, 기술수출 2건을 성사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어 연구개발비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이밖에도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각각 2와 3위를 차지했고, OCI그룹이 2022년 3월 인수한 부광약품이 7위에 이름을 올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상위 10개 기업 중 4곳이 포함됐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비용 투자가 필요해 타 업계보다 R&D에 비교적 많은 돈을 투입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SK바이오팜은 올해 1~3분기 매출의 43.3%에 달하는 987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전년 동기(882억 원) 대비 11.9% 늘었다. SK바이오팜은 표적단핵질분해(TPD), 방사성의약품치료제(RPT), 세포·유전자치료제(CGT)를 3대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R&D를 강화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올해 1~3분기 연구개발비는 962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의 34.5%다. 전년 동기(887억 원, 28.0%)에 비해 연구개발비는 8.5%,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6.5%p 증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백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앞으로 R&D 투자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올 초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5년간 R&D 영역에 1조2000억 원을 투자해 백신·바이오 분야의 글로벌 톱티어(Top-tier)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부광약품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5.3%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7.5%) 대비 7.8%p 상승했다. 이 기간 연구개발비는 227억 원에서 255억 원으로 12.5% 증가했다. 현재 해외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 등을 통해 파킨슨병, 전립선암, 조현병, 양극성 우울증 관련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넵튠, 넥슨게임즈, 넷마블 등 게임기업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적극적인 R&D를 통해 신규 게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게임사 중에서는 넵튠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29.6%로 가장 앞섰다. 대기업집단 상장ㅇ사 전체로 집계 대상을 넓히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넥슨게임즈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430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대비 비중은 28.3%로 집계됐다. 이 회사의 주요 R&D 실적으로 물리 기반 의복 시뮬레이션 도입 연구, 총격전AI 제작 등이 있다.
넷마블의 1~3분기 연구개발비는 매출의 28.2%인 517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속적인 R&D를 통해 올해 하반기 '세븐나이츠 키우기', '신의 탑 : 새로운 세계' 등 다양한 신작을 출시했다.
이밖에 두산로보틱스(22.2%), 카카오페이(21.9%), 네이버(20.6%)도 20% 이상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기록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