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의 순이익이 업황 악화로 인해 하락했다. 현대카드와 경영 분리 후 실적 증가 기대가 있던 현대캐피탈도 순익이 줄었다.
1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10대 캐피탈사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합계가 1조697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조9630억 원) 대비 13.6% 하락했다.
10대 캐피탈사 중 8곳의 순이익이 줄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1~3분기 3562억 원에서 올해 1~3분기 3157억 원으로 11.4% 하락했다.
이 회사는 2021년 9월 현대카드와 경영분리됐다. 당시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금융 부문을 전담하는 현대캐피탈의 실적이 성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현대차와 기아의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2022년 연간 순이익(4371억 원)이 전년(4326억 원) 대비 소폭 상승했던 현대캐피탈의 올해 순이익은 하락세로 바뀌었다.
이와 관련,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1분기에 발생한 약 330억 원 규모의 해외법인 일회성 손실 영향"이라고 말했다.
하나캐피탈도 2543억 원에서 1884억 원으로 25.9% 감소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하나금융으로부터 2000억 원을 조달받았다. 손실 확대 방어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캐피탈은 조달자금을 PF 브릿지론 등과 같이 리스크가 높은 자산보다는 리테일 분야에 투입해 신용집중위험을 낮출 방침이다.
메리츠, KB, 우리금융, 롯데도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 22.0%, 34.8%, 24.5% 하락해 1850억 원, 1602억 원, 1091억 원, 1066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감소율이 가장 큰 곳은 BNK캐피탈로, 1596억 원에서 1027억 원으로 35.7% 하락했다.
이처럼 캐피탈 업계의 순이익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은 수신 기능이 없는 여신전문금융회사에 속하는 캐피탈사는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여전채 금리 상승으로 이자 비용 부담이 증가한 것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신한캐피탈과 산은캐피탈 등 2곳은 실적을 개선했다. 각각 3.7%, 38.5% 증가해 2929억 원과 1582억 원을 기록했다. 신한캐피탈의 순이익 증가는 투자자산 수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