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기 체제 롯데칠성음료가 3조 클럽 입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주류사업이 여전히 약세를 벗어나지 못해 고민거리로 남아 있다.
1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칠성음료의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은 3조2247억 원으로, 전년(2조8418억 원)보다 13.5% 늘었다. 국내 식·음료 업계에서 매출 3조 원을 넘어선 것은 롯데칠성음료가 처음이다.
‘제로’를 필두로 음료사업 성장이 한 몫 했다. 지난해 음료사업 매출은 전년(1조8678억 원) 대비 4.6% 상승한 1조9534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제로 탄산 음료의 신장이 돋보였다. 2021년 890억 원에서 지난해 2730억 원으로 2년 만에 3배 넘게 증가했다. ‘칠성사이다 제로’, ‘펩시 제로슈거’ 출시를 시작으로 ‘핫식스 제로’, ‘밀키스 제로’도 선보였다.
주류사업 매출도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8039억 원으로, 전년(7745억 원)보다 3.8%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주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24.9%다.
제로 슈가로 이름을 알린 ‘새로’가 보탬이 됐다. 새로는 출시 7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억 병을 돌파하는 등 롯데칠성의 대표 주류로 떠올랐다.
문제는 소주를 제외한 주류 카테고리가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대표 현안으로 꼽히는 것은 맥주다. 2014년 ‘신동빈 맥주’로 관심을 모은 ‘클라우드’는 출시 후 10년간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17년 ‘피츠’(단종), 2020년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지난해 11월 페일 라거 타입의 ‘클라우드 크러시’를 출시했지만 시장에서 큰 존재감이 없었다.
경쟁사들의 견고한 입지를 뚫기 어려운 모양새다. 시장조사기업 마켓링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은 오비맥주가 45.4%로 1위를 차지했고 하이트진로가 28.5%로 뒤를 이었다.
롯데칠성은 주류시장에 계속 도전장을 내민다는 계획이다. 이 달 가정을 타깃으로 클라우드 크러시 캔을 출시할 예정이다. 2021년 출시를 중단한 증류식 소주도 재도전한다. 지난달 말 증류식 소주 ‘여울’을 출시했다.
오는 7월에는 청주 카테고리도 확대한다. 레몬·진저라임 타입의 위스키 하이볼을 출시하고, ‘스카치블루’ 리뉴얼에 들어간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