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이 석유화학 업계 불황으로 실적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연구개발비를 계속 늘리며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항할 차별화된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금호석유화학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분기 매출 1조6675억 원, 영업이익 786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1%, 39.6% 감소했다. 하지만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1분기와 같은 128억 원을 유지했다.
2021년 석유화학 업계 호황기로 금호석유화학은 8조4618억 원의 매출을 찍었다. 그러나 2022년부터 중국향 저가 석유화학 제품의 공급과잉 등으로 업황이 나빠져 실적이 급격하게 꺾였다.
2022년 매출은 전년 대비 5.8% 감소한 7조9756억 원을 기록했고, 지난해는 6조3225억 원에 그치며 전년 대비 20.7% 하락했다. 올해 1분기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영업이익도 2021년 2조4068억 원에서 2022년 1조1477억 원으로 52.3%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68.7% 감소한 3590억 원에 그쳤다.
올해 1분기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락세가 이어졌다.
금호석유화학은 이같은 실적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연구개발비는 2020년 491억 원에서 2021년 575억 원으로 17.1% 늘었고, 2022년에는 전년 대비 2.8% 증가한 591억 원, 지난해는 6.8% 증가한 631억 원을 R&D에 투입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신사업을 늘렸다기보다 기존 사업과 관련해 연구개발비가 늘어났다”며 “매출과 영업이익은 현재의 지표이고, 연구개발은 미래를 위한 것이다. 미래를 보고 R&D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개발을 지속한 결과,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1분기에 각 사업 부문에서 다양한 성과를 냈다. 특히 중국의 저가 제품에 맞설 고부가가치 제품인 전기차용 SSBR(Solution Styrene Butadiene Rubber) 기술을 개발했다.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 부문에서 내마모 성능을 기존 제품 대비 10% 올린 전기차용 연속식 SSBR의 파일럿 제조 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SSBR은 리튬 촉매를 사용해 제조한 합성고무로 타이어 등의 원료가 된다.
이밖에 라텍스 부문에서는 고연신율(High Elongation) NB 라텍스 파일럿 제조기술을 확보했다. 합성수지 부문에서는 냉장고 단열재용 시스템 폴리올(PPG)을 개발해 해외 가전사 라인 테스트를 통해 품질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