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불황 직격탄…2017년 이후 이익 최저

작년 영업이익 64.5% 감소…석유화학 매출 비중(81%) 경쟁사 중 최고, 판매가격 하락 영향

[수정/취재]금호석유화학, 불황 직격탄…2017년 이후 이익 최저
[1차/취재]금호석유화학, 불황 직격탄…2017년 이후 이익 최저
석유화학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금호석유화학이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 중 석유화학 부문 매출 비중이 큰 금호석유화학이 지난해 수요 침체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다는 평가다. 

2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금호석유화학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 6조3225억 원, 영업이익 358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7조9756억 원) 대비 20.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8.7% 하락했다.

지난해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중 하나로 매출 비중의 81.3%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부문의 부진이다.

금호석유화학 석유화학 부문(합성고무, 합성수지)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19년 2975억 원이던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이 2021년 1조3427억 원까지 급상승했다. 그러나 2022년에 전년 대비 72.7% 감소한 6562억 원에 머문데 이어 지난해는 최근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2325억 원에 그쳤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석유화학 시장 불황에 치명상을 입었다. 

지난해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판매가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수치)가 줄곧 손익분기점인 톤당 300달러 밑을 맴돌았다. 2021년 톤당 평균 398달러였던 에틸렌 스프레드는 2022년 하반기 189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상반기 248달러로 상승했지만, 하반기 196달러를 기록하는 등 시장 악화가 이어졌다. 

금호석유화학은 세계 경기 침체로 원재료 가격이 하락해 석유화학 제품의 판매단가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또 장갑 수요 감소로 라텍스 수요가 줄어 합성고무 매출도 떨어졌다. 

지난해 석유화학 제품인 합성고무와 합성수지의 주요 원재료인 부타디엔(BD)과 스티렌모노머(SM) 가격 역시 하락했다. BD는 2022년 메가톤당 1111달러에서 지난해 970달러로, SM은 1187달러에서 1033달러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합성고무 판매가는 2022년 톤당 229만 원에서 2023년 186만 원으로 하락했다. 합성수지 판매가도 톤당 232만 원에서 195만 원으로 떨어졌다.

금호석유화학은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석유화학 업계 경쟁사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쟁사보다 유독 높은 석유화학 사업 비중으로 더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비중인 34.4%인 석유화학 부문의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지만, LG에너지솔루션 사업  덕에 전사 영업이익이 15.1% 하락하는 선에서 실적을 방어했다. 롯데케미칼은 69.4% 비중의 석유화학 부문에서 491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다른 사업부문에서 만회하면서 영업손실을 4000억 원 이상 줄였다.

석유화학 매출 비중이 31.9%로 가장 낮은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9.9% 줄었지만, 전사 영업이익 감소율은 34.6%로, 이보다 크게 낮았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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