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는 가운데 소외될 수 있는 시니어(고령층)를 대상으로 한 특화 점포 관리에 힘쓰고 있다. 시니어를 위한 점포를 신설하고, 금융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디지털 금융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2일 데이터뉴스가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4대 시중은행의 영업점(지점, 출장소, 사무소)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이들 은행의 영업점은 2093개로 집계됐다. 1년 전(2961개)보다 58개(2.0%) 줄었다.
은행업계는 비대면·디지털 서비스 강화, 수익성 제고 등을 위해 점포 통폐합과 영업점 폐쇄를 진행해왔다. 영업점을 줄이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탄력점포를 운영하고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점포를 신설하는 등 불편 해소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점포 감소세에도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특화 점포 신설에 나서고 있다. 시니어 고객은 자산을 은행에 모아두는 성향이 강하고 여전히 대면으로 업무를 보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출산율 감소 및 고령화에 대한 대응책으로도 평가된다.
시니어층의 순자산이 타 연령대 대비 높은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구주 연령이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의 2023년 순자산(자산-부채)은 4억5540만 원으로, 전년(4억5364만 원) 대비 0.4% 증가했다.
전년 대비 순자산이 늘어난 연령대는 65세 이상을 제외하면 29세 이하(+17.3%)와 60세 이상(+0.6%)뿐이다. 하지만 29세 이하의 순자산은 9954만 원으로, 65세 이상(4억5540만 원)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신한은행 신림동지점 전경. 업무별로 고유한 컬러를 적용해 컬러 유도선을 설치했다. /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은 2021년 12월 금융권 최초로 시니어 고객을 위한 디지털 맞춤 영엄점을 신림동 지점으로 오픈했다. 신림동 지점은 발행기 화면을 크게 하고 항목을 단순화했다. 또 업무별로 고유한 컬러를 적용해 컬러 유도선을 설치했다.
KB국민은행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특화 점포인 'KB 시니어 라운지'를 운영 중이다. KB 시니어 라운지는 대형 밴으로 어르신이 많은 복지관을 방문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 점포다. 전담직원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현금 및 수표 입출금, 통장 재발행, 연금수령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금융 취약계층을 위해 이동형 점포인 KB 시니어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 사진=KB국민은행
KB 시니어 라운지는 그간 서울에서 고령인구가 많은 5개 행정구(강서·구로·노원·은평·중랑)를 대상으로 운영했는데, 올 초 인천 5개 행정구(남동구·미추홀구·부평구·서구·중구)로 대상지역을 확대했다.
시니어 고객을 위한 디지털 교육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시니어 특화점포인 탄현역 출장소와 광주지점 등을 활용해 디지털금융 문해교육 및 현장실습을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도 교육부 산하기관인 국가평생교육진흥원과 협업해 디지털 금융 문해력 향상을 위한 '하나원큐 길라잡이 앱'과 '하나원큐 길라잡이 앱으로 배우는 디지털 금융문해교육' 교과서를 개발, 출시했다.
▲'WOORI 어르신 IT 행복 배움교실' 수강 어르신들이 보이스피싱 관련 수업을 듣고 있다. /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은 최근 시니어 세대 디지털 소외 문제를 해결하고 디지털 금융 접근성을 향상할 목적으로 'WOORI 어르신 IT 행복 배움교실'을 마련했다.
이 배움교실은 우리은행이 순차적으로 개소한 'WOORI 어르신 IT 행복 배움터'에서 진행한다. 서울 시내 시니어 세대 85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배움터 추가 오픈에 맞춰 교육과정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