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실적을 끌어올리며 삼성디스플레이와 매출 격차를 좁히고 있다.
1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두 회사의 매출 차이는 2023년 9조6446억 원에서 2조5435억 원으로 대폭 줄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23년 중국의 저가 LCD 공급 과잉 및 아이폰 15 시리즈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 차질 등으로 대규모 적자(-2조5102억 원)를 기록했으며, 매출은 21조 원대로 축소됐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LCD 사업을 철수해 타격이 피할 수 있었고, 남은 아이폰 15 패널 물량도 가져가며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뼈아픈 성적을 낸 LG디스플레이는 다시 OLED에 집중하며 매출을 끌어올렸다. 전체 매출 내 OLED 제품 비중은 전년 대비 7%p 증가한 55% 기록했으며, 지난해 매출은 전년(21조3310억 원) 대비 24.8% 증가한 26조6153억 원을 기록했다. 적자 규모도 5606억 원으로 축소됐다.
더불어 지난해 아이폰 16 프로 라인업에 OLED 패널을 적기 공급하며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격차를 줄였다. 옴디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이폰 패널 공급 점유율은 2023년 3분기 각각 10%, 70% 수준에서 2024년 3분기 각각 30%, 50% 수준으로 좁혀졌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아직 차이가 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3조7334억 원의 연간 흑자를 달성한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지속 적자를 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적자 규모를 줄여나가는 추세로, 업계는 올해 이 기업이 무난히 연간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IT용 8.6세대 OLED에 대한 엇갈린 행보가 앞으로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이목이 집중된다.
디스플레이 업체는 패널을 양산할 때 유리 원장을 잘라서 사용하는데, 유리 원장의 크기를 세대로 구분한다. 즉 8.6세대(2290㎜ⅹ2620㎜)의 경우 기존 6세대보다 크기가 커 한번에 양산할 수 있는 패널의 수가 많아 원가 경쟁력이 높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시설투자비를 4조8000억 원 집행하는 등 IT용 8.6세대 OLED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업은 2026년까지 4조1000억 원을 투자해 생산공장 A6에 연간 1000만 개의 노트북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내년 삼성디스플레이의 애플 맥북 프로 OLED 패널 단독 공급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다만, 애플용 출하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와, 애플 이외의 고객사 확보가 중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현재 8세대는 수요 불확실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당분간 사업 체질 개선과 재무건전성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어 기존 6세대 OLED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시설투자비도 전년(2조2000억 원)과 유사한 2조원대 초중반을 고려 중으로, 보수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