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단순한 돈벌이 수단이 아니다. 사회와 함께 숨 쉬는 존재여야 한다.”
SK그룹은 기업은 사회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고, 항상 사회와 소통하고 가치를 제공해야 지속가능할 수 있다는 경영 철학을 갖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던진 기업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서 시작된 이 같은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SK그룹 관계사들은 ‘사회적 가치’를 경영의 주요 축으로 하고 있다. ESG가 유행하기 전부터 시작된 사회적 가치 실천은 이제 SK그룹의 정체성이 됐다.
10일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 따르면, SK그룹은 지난해 25조111억 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처음 측정하기 시작한 2018년부터 2024년까지 누적 금액은 약 118조 원에 이른다.
사회적 가치는 이해관계자들이 당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완화하는데 기업이 기여한 가치를 뜻한다. 사회적 가치는 최태원 회장이 강력하게 주장해 온 기업의 기본 사명이다.
최태원 회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기업이 주주, 고객 등 기존 이해관계자를 위한 경제적 가치 외에 공중, 시민단체,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위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지속적인 안정과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는 지론을 펴왔다.
최 회장은 2017년 10월 CEO 세미나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은 사회적 기업은 물론 영리기업의 존재 이유로 바뀌고 있다”며 “사회적 가치가 포함된 경제적 가치는 선택이 아니라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필수요건”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3년 9월 열린 ‘SV 리더스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SK그룹 [기획] 최태원 회장 ‘기업의 의미’를 묻다…‘사회적 가치’ 쌓는 SK그룹](/data/photos/cdn/20250415/art_1744095150.jpg)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3년 9월 열린 ‘SV 리더스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SK그룹
또 2018년 5월 ‘베이징 포럼 2018’ 개막 연설에서 “오늘날 기업은 경제적 가치 창출뿐 아니라 ‘사회 시민’으로서 사회적 가치 창출과 같은 더 큰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며 “SK는 이에 맞춰 사회적 가치를 포함하는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보텀라인(DBL)’ 경영을 추진해 왔다.
특히 2018년부터는 정성적 요소로만 평가되던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화폐 단위로 측정해 발표하고 있다.
최 회장은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는 현대 경영학의 대부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하며 사회적 가치 측정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SK는 사회적 가치 측정 시스템을 구축, 적용했다.
SK의 사회적 가치 측정 분야는 ▲경제간접 기여성과(고용, 배당, 납세) ▲환경성과(친환경 제품·서비스, 생산공정 중의 환경 영향) ▲사회성과(삶의 질을 개선하는 제품·서비스, 노동, 동반성장, 사회공헌) 등 3가지다.
2024년 SK그룹의 사회적 가치는 경제간접 기여성과 25조75억 원, 환경성과 -3조2585억 원, 사회성과 3조2621억 원으로 측정됐다. 이들 3가지 영역을 합친 사회적 가치는 2023년(16조7534억 원)보다 8조 원 이상 늘었다.
SK그룹은 2030년까지 환경과 사회에 기여하는 제품 및 서비스를 통한 성과를 2배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SK그룹은 또 다국적 기업·기관과 함께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사회적 가치 측정 기준을 만들고 있다.
SK그룹은 사회적 기업 지원에 인센티브를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최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사회성과인센티브(SPC)’가 대표적이다.
올해로 도입 10년째를 맞은 SPC는 사회적 기업이 해결한 사회문제를 화폐가치로 측정하고 성과에 비례해 SK가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프로젝트다. SK는 지금까지 468개 사회적 기업에 715억 원을 지원했고, 4956억 원에 달하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SPC는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SPC는 지난 1월 열린 WEF에서 WEF-록펠러 재단 공동 보고서를 통해 기업과 사회 혁신간 파트너십의 우수사례로 조명됐다.
SK그룹이 사회와 투명하게 소통하고 질적 성장, 지속가능 성장을 하기 위한 또 다른 주요 축으로 거버넌스 스토리(Governance Story)를 만들고 있다. 거버넌스 체계의 근본적인 혁신에 대한 최 회장의 의지에 따라 글로벌 스탠더드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그룹 관계사 이사회는 총수 등 경영진을 감시하거나 견제하는 수준을 넘어 CEO 후보 추천 등 선임 단계부터 평가·보상까지 관여하고 시장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에 나서고 있다.
SK그룹은 ‘이사회 1.0’ 추진을 통해 SK수펙스추구협의회 소속 상장사 모두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등 이사회 중심 경영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 작동을 보여주는 사례도 늘고 있다. 2021년 8월 SK㈜ 이사회에서 사내이사인 최태원 회장과 이찬근 사외이사가 해외 투자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지만, 나머지 이사들이 찬성해 가결되기도 했다.
SK그룹은 최근 관계사 이사회의 역할을 경영진에 대한 관리·감독으로 강화하는 ‘이사회 2.0’ 도입을 통해 그룹 거버넌스 체계를 더 고도화하고 있다.
이사회 2.0은 경영진은 의사 결정에 더 집중하고, 이사회는 사전 전략 방향 수립과 사후 감독 기능 강화 등 업무 감독 중심으로 이사회 역할을 재정의했다. SK는 이를 통해 이사회 중심 경영 체제가 더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