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 5개 상장계열사 중 3곳이 자사 또는 그룹 계열사에서 일한 인물을 사외이사로 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외이사가 경영진을 견제하면서 독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이사회를 운영하는데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사조그룹 상장계열사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5개 상장사 중 3개 기업이 자사 또는 사조그룹 계열사에서 재직한 인물이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룹 핵심 기업인 사조산업은 사외이사 2명이 사조산업 출신이다.
2020년 3월 한상균 사외이사는 1986년부터 사조그룹에 근무하면서 사조씨에스 관리본부장, 사조산업 관리본부장, 사조대림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했다.
한 사외이사는 사조산업 사외이사에 선임된 시점에 사조대림 사외이사도 함께 맡아 현재까지 겸직하고 있다.
김정수 사외이사는 2001년부터 2013년까지 사조씨푸드 대표를 맡은 데 이어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사조산업 대표를 맡았다. 김 사외이사는 지난해 3월 사조산업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사조산업은 지난해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통해 김 사외이사에 대해 상장회사 경영자로 업무를 수행한 경영전문가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이사회 의사결정과정에 도움과 회사 발전에 기여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김 사외이사와 함께 선임된 임중근 사외이사는 2014년부터 3년간 사조그룹 계열사인 사조동아원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한상균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참여하는 사조대림은 앞서 또 다른 사조그룹 계열사 출신인 이명성씨가 6년간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이명성씨는 사조산업 영업본부장, 사조오양 대표, 사조시스템즈 대표를 역임했다.
올해도 그룹 계열사 출신 사외이사 선임이 이어졌다.
제분·사료 제조 계열사인 사조동아원은 지난 3월 오병철 전 사조씨앤씨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사조동아원은 오병철 사외이사에 대해 회사 경영에 관한 다양한 경험, 전문성 있는 지식에 대한 높은 이해도로 이사회 발전에 기여를 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조그룹 계열사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이사회 중심 경영을 위한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를 위해 그룹 내부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지 않는 추세와 동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이번 조사 결과, 사조그룹 상장계열사는 또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곳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곳 모두 대표이사나 사내이사, 기타비상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금융당국은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를 위한 지배구조 핵심지표의 하나로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을 제시하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