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남 최인근씨가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앤드컴퍼니에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의 누나 최윤정 SK바이오팜 부사장도 10년 전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에서 근무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을 거치는 총수일가 차세대 리더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컨설팅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 산업에 대한 이해와 함께 경영 수업을 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인맥을 넓힐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4일 데이터뉴스가 국내 주요 그룹 총수일가 2, 3세의 경력을 분석한 결과, 미국에서 공부하고 글로벌 컨설팅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뒤 그룹 계열사에 입사하는 경우가 꾸준히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 글로벌 컨설팅 기업을 거친 총수일가 2, 3세 17명 중 베인앤드컴퍼니를 거친 총수일가가 6명으로 가장 많았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글로벌 컨설팅 기업을 경험한 초창기 케이스로 꼽힌다. 조 부회장은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부터 베인앤드컴퍼니 서울지점과 동경지점에서 일한 뒤 1998년 효성 구조조정TFT 경영혁신팀에 입사했다.
![▲(왼쪽부터)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등은 베인앤드컴퍼니에서 경력을 쌓았다. [취재] 차세대 오너일가, “글로벌 컨설팅사 다녀오겠습니다”](/data/photos/cdn/20250730/art_1753148536.jpg)
▲(왼쪽부터)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등은 베인앤드컴퍼니에서 경력을 쌓았다.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은 스탠퍼드대에서 경영공학 석사를 마치고 2006년 베인앤드컴퍼니에 입사해 3년 정도 일했다. 2009년 한국콜마에 기획관리부문 상무로 입사했고, 15년 만인 지난해 5월 콜마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다.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는 미국 MIT 경영학 석사(MBA)를 거쳐 2012년 베인앤드컴퍼니에 입사했다. 정 상임이사는 2013년 베인앤드컴퍼니를 그만 두고 현대중공업 등이 청년 창업 활성화 등을 위해 출연해 만든 공익재단인 아산나눔재단에 입사해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 서민정씨는 비슷한 시기에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일했다.
최윤정 본부장은 2015년 베인앤드컴퍼니에 입사해 2년가량 근무했다. 이후 SK바이오팜에 합류해 전략투자팀장을 만튼데 이어 2023년 말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최 본부장은 특히 베인앤드컴퍼니에서 남편을 만나 2017년 결혼한 인연도 갖고 있다.
서민정씨는 코넬대 경제학과를 나와 2015년 베인앤드컴퍼니에 입사해 2년간 일했고, 2019년 아모레퍼시픽 뷰티영업전략팀에 입사했다. 2023년 7월부터 휴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컨설팅그룹 출신도 5명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왼쪽부터)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홍정국 BGF 부회장,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회장 등은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근무했다. [취재] 차세대 오너일가, “글로벌 컨설팅사 다녀오겠습니다”](/data/photos/cdn/20250730/art_1753148541.jpg)
▲(왼쪽부터)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홍정국 BGF 부회장,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회장 등은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근무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스탠퍼드대 MBA를 거쳐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일했다.
홍정국 BGF 부회장도 정 수석부회장과 비슷한 시기에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일했다. 퇴사 후에는 2013년 BGF리테일에 경영혁신실장으로 합류해 2023년 BGF과 BGF리테일 부회장에 올랐다.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회장은 보스턴컨설팅그룹과 글로벌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을 거쳐 2014년 한솔케미칼 기획실장으로 합류했다. 이듬해 사내이사에 올라 경영진에 합류했다.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사장과 구본권 LS MnM 부사장은 액센츄어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주성 사장은 컬럼비아대 MBA를 거쳐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액센츄어에 일했다. 이후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을 거쳐 2008년 세아홀딩스 전략팀장으로 입사했다. 2021년 말 세아제강지주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구본권 LS MnM 부사장은 브라운대 경영학을 공부한 뒤 2010년부터 2년간 액센츄어에서 일했다. 2016년 LS-니꼬동제련 사업전략팀에 합류했고, 2022년 LS MnM 영업부문장에 이어 올해 1월 부사장에 올랐다.
맥킨지앤드컴퍼니는 과거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장녀 박하민 GFT벤처스 파트너가 몸담은 바 있다. 최근 SK그룹 오너일가 최인근씨가 SK E&S를 퇴사하고 맥킨지앤드컴퍼니에 입사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다.
이번 조사에서 최종학력이 파악된 16명의 오너일가는 모두 미국의 대학에서 공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MBA 출신이 56.3%인 9명으로 집계됐다.
스탠퍼드대 MBA가 3명으로 가장 많았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두 딸인 박하민 GFT벤처스 파트너와 박은민씨가 스탠퍼드대 MBA 출신이다.
홍정국 BGF 부회장과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회장은 똑같이 펜실베니아대 MBA를 거쳐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몸담았다.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와 박세창 금호건설 부회장은 MIT MBA 출신이다.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과 최인근씨는 이번 조사 대상 중 유일하게 공대를 졸업했다. 최 본부장은 시카고대에서 생물학을 공부한 뒤 시카고대 뇌과학연구소와 하버드대 물리화학연구소에서 연구원 생활을 했다. 또 스탠퍼드대에서 생명정보학 석사를 취득했다. 최인근씨는 브라운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다.
이번 조사 결과, 형제자매가 글로벌 컨설팅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경우도 SK그룹 최윤정·최인근 남매, HD현대그룹 정기선·정남이 남매, 미래에셋그룹 박하민·박은민 자매 등 6명으로 집계됐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