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스핀글로벌의 ‘헬프나우 에이전틱 AI 플랫폼‘’으로 구축된 이재명 정부의 국민 소통 플랫폼 ‘모두의 광장’ / 자료=베스핀글로벌
이재명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정책에 반영하는 새로운 실험을 단행했다. 지난 6월 개설된 국민소통 플랫폼 ‘모두의 광장’은 45일 만에 181만 건의 국민 의견을 모았고, 이 중 237건을 국정과제로 반영했다. 놀라운 속도와 규모의 정책 반영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인공지능(AI)이 있었다.
AI로 국민과 정부를 연결하다
행정안전부가 주도한 모두의 광장은 단순한 청원 게시판이 아니다. 국민이 텍스트뿐 아니라 음성, 영상, 이미지 등 거의 모든 방식으로 제안을 제출하면, AI가 이를 실시간으로 요약, 분석하고 적합한 담당 부처를 자동 분류했다.
정책 제안의 내용, 효과, 유사도, 공약 연계성까지 AI가 평가해 행정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AI가 처리한 제안은 바로 정책 검토 단계로 넘어갔고, ‘국민의 목소리가 곧 정책이 되는 시스템’이 구현됐다.
모두의 광장의 가장 큰 혁신성은 국민 참여를 ‘단순 접수’에서 ‘지능형 이해와 분석’ 단계로 발전시켰다는 점이다. 기존 청원 시스템이 국민의 의견 수집에 집중했다면, 모두의 광장은 AI가 의견을 주제별로 자동 분류하고 핵심 내용을 요약, 시각화해 관계 부처가 실시간으로 정책 검토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모두의 광장은 불과 45일 만에 181만 건의 국민 의견을 수집·분석하고, 이 중 237건을 국정과제에 반영했다.
구체적으로 180만9829건의 제안 가운데 민원 179만6241건, 정책 제안 1만3588건, 토론 155건이 등록됐고, 59개 정부 부처가 9417건의 제안을 검토했다.
이 모든 과정이 45일 남짓한 기간 안에 완료된 것은 기존 청원 시스템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과거에는 1건의 제안을 국정과제로 반영하는 데 평균 한 달 이상이 걸렸지만, 이번에는 AI 자동 분류·요약·중복 제거 시스템을 통해 수천 배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확보했다.
AI가 국민 제안을 주제별로 실시간 분류하고 핵심 키워드·감성 분석을 통해 우선순위를 제시함으로써 담당 부처가 바로 검토 가능한 형태로 데이터를 전달했다. 그 결과, 정책 검토에 필요한 데이터 정제·분석 시간이 90% 이상 줄었고, 행정 의사결정 속도는 20배 이상 빨라졌다.
모두의 광장은 AI 기술이 단순한 행정 지원을 넘어 국민의 의견이 국정으로 연결되는 속도를 혁신적으로 높였다는 점이 큰 성과로 평가된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8월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대한민국 정책브리핑
6일 만에 완성된 AI 행정 플랫폼
모두의 광장은 놀랍게도 불과 6일 만에 구축됐다. 단기간에 모두의 광장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조직 간 신속한 협업 구조와 클라우드 자동화 기반의 모듈화된 아키텍처 덕분이었다.
모두의 광장의 구축과 운영은 AI 서비스 및 솔루션 기업 베스핀글로벌이 맡았다.
베스핀글로벌은 에이전틱 AI 플랫폼 ‘헬프나우(HelpNow)’를 기반으로 서비스 구성과 배포를 자동화해 설계–구축–검증–운영까지의 전 과정을 단축시켰다.
또 각 기능(국민 참여, 의견 요약, 정책 분류 등)을 모듈 단위로 개발하고, 실시간 테스트와 피드백이 가능한 애자일 협업 체계를 적용해 하루 단위로 개선이 이뤄졌다.
기술적 속도뿐 아니라 정부·민간·플랫폼 3자 간 의사결정이 병렬로 진행된 것이 6일 만에 국민 참여형 AI 행정 플랫폼을 구현할 수 있었던 요인이 됐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행정안전부는 정책의 방향성과 국민 참여의 틀을 제시했고, 네이버는 안정적이고 확장 가능한 플랫폼 인프라를 제공했으며, 베스핀글로벌은 AI 기술력과 서비스 운영 대응 체제를 구축했다.
박기철 베스핀글로벌 헬프나우 AI 개발본부장은 “이 같은 민관 협업 모델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공공서비스 혁신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한 사례로, 앞으로 정부 산하기관과 다양한 공기업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모범적인 디지털 행정 협력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공 AI 혁신의 숨은 주역, 베스핀글로벌
모두의 광장 구축의 기반이 된 베스핀글로벌의 ‘헬프나우 에이전틱 AI 플랫폼(HelpNow Agentic AI Platform)’은 속도와 확장성 면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여줬다.
헬프나우는 음성인식(STT), 대규모언어모델(LLM), 분류, 추출, 요약 등 다양한 AI 다운스트림 과제를 모듈화 구조로 지원한다. 이를 통해 별도의 개발 과정 없이 손쉽게 기능을 확장할 수 있다.
특히 모두의 광장은 181만 건의 국민 의견을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주제별로 자동 분류하고, 정책화 가능성이 높은 제안을 선별해 행정안전부가 빠르게 검토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헬프나우 에이전틱 AI 플랫폼’은 현업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손쉽게 개발하고 운영·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에이전틱 AI 플랫폼이다. / 자료=베스핀글로벌
행정 데이터의 특성상 정확성 역시 관건이었다.
박기철 본부장은 “헬프나우의 에이전틱 AI 아키텍처는 스스로 작업을 점검·보완하는 루프 구조를 갖췄다”며 “이를 통해 데이터 오류를 70% 이상 줄이고, AI의 신뢰도와 정책 분석 품질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이끈 베스핀글로벌은 이미 공공부문에서 다수의 대형 AI·클라우드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이력을 갖고 있다.
2020년 EBS ‘온라인 클래스’와 KERIS의 ‘e학습터’ 구축으로 비대면 교육 전환을 지원했고, 2021년에는 코로나19 백신 예약시스템의 대란 당시 불안정했던 공공 시스템을 2주 만에 민간 클라우드로 이전해 안정화를 이끌었다,
이런 경험이 모두의 광장에서도 빛을 발했다. 베스핀글로벌은 최단기간에 AI·클라우드·보안·운영의 전 단계를 통합 관리하며 행정안전부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끌어올렸다.
베스핀글로벌은 향후 주요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공기업에 직원 업무 생산성과 국민 편익을 높일 수 있는 버티컬 AI 솔루션 제공을 확대할 방침이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AI가 뒷받침한다
모두의 광장은 기술이 행정을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AI가 국민의 제안을 스스로 분류하고 분석해 정책 담당자에게 연결함으로써 참여 민주주의와 행정 효율성을 동시에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정부의 ‘공공부문 95% AI 도입’ 정책 기조와도 맞물린다. 국내 공공 AI 시장은 2030년 1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며, 행정·복지·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AI가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모두의 광장을 통해 모인 181만 건의 의견을 보내준 국민에 감사를 전했다.
AI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국민과 정부를 잇는 가교로 기능했다. 모두의 광장은 대한민국 행정의 디지털 전환이 ‘시민 참여형 AI 행정’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허양호 베스핀글로벌 코리아 대표이사는 “이번 경험을 통해 AI가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을 넘어 국민의 의견이 빠짐없이 전달되고 정책이 더 공정하게 반영되도록 돕는 도구가 됐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AI가 국민의 참여를 실질적인 변화로 바꾼 행정 혁신 모델로, 정책의 속도와 신뢰도를 동시에 끌어올린 의미 있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