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대기업 현금흐름 급감…3조 클럽 7곳, 영업현금 29% 감소

주요기업 영업활동 통한 현금흐름 합계 1조4812억에서 1조542억으로 감소…선매입 전략, 투자활동 영향

[취재] 식품 대기업 현금흐름 급감…3조 클럽 7곳, 영업현금 29% 감소
국내 주요 식품 대기업들의 현금 창출력이 약해졌다.

2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매출 3조 원 이상 식품기업 7곳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합계는 1조542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4812억 원) 대비 28.8% 감소했다. 재고와 비용, 투자 부담이 겹치며 실질적인 현금 여력은 오히려 후퇴한 모습이다.

기업별로 보면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롯데웰푸드다. 롯데웰푸드의 영업현금흐름은 지난해 2213억 원에서 올해 957억 원으로 56.8% 줄었다. 오뚜기(-45.5%), 대상(-43.7%)도 감소율이 40%를 웃돌았고, 풀무원(-18.9%), CJ제일제당(-17.6%) 역시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현금흐름이 악화된 배경에는 원재료 가격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선매입 전략, 설비·물류·해외 사업을 중심으로 한 투자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선매입 전략으로 원재료를 미리 확보하면서 매출이 발생하기 전 현금이 먼저 빠져나가, 이익과 달리 영업현금흐름이 빠르게 줄어들었다.

투자 지출은 회계상 투자활동현금흐름에 반영되지만, 실제로는 원재료 선매입과 재고자산 증가, 초기 판촉·운영 비용 확대로 이어지며 영업현금 유출 부담을 키웠다. 매출이 발생해도 현금 회수 속도가 늦어지면서 영업현금흐름이 동시에 압박받는 양상이다.

특히 내수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판가 인상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재고 회전이 둔화되며 현금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났다. 해외 비중이 높은 기업들도 글로벌 생산·물류 투자 이후 재고 조정 과정이 겹치면서 단기적인 현금흐름 둔화를 피하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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