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의 해외 공장시찰관련 임원진 등 수행자들을 공개하지 않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대외비로 분류하기도 하고, 필요하면 우연히 찍힌 공식적 사진을 비공개처리하거나 삭제하기도 한다.이 때문에 정 회장의 해외 순방길은 정 회장 일정과 발언 뿐만 아니라, 때론 그를 수행한 임원들에 더 관심이 쏠리기도 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순방길에 함께 오른 임원들조차 외부에 드러나기를 꺼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2~4일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유럽공장 생산·판매 전략 점검 방문길에는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과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이익희 기아차 전무가 있었다.
정 회장이 러시아와 체코 현대차 공장을 방문했을 때는 양웅철 부회장이, 3일 슬로바키아 기아차 공장 점검 당시에는 이형근 부회장과 이익희 전무가 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정 회장은 체코 공장 방문 후 곧장 귀국했다.
사진 왼쪽부터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정몽구 회장, 이익희 기아차 전무
현대차 부회장단은 윤여철, 김용환, 권문식 등 4명인데 이번 정 회장 유럽 순방 수행원으로 전면에 드러난 인물은 양웅철 부회장뿐이다. 등기임원인 윤갑한 사장과 이원희 사장 역시 정 회장의 곁을 지켰는지는 알 수 없다.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은 보수적 성향이 강한 현대차 부회장단 중 유일한 외부출신 인사다. 양 부회장은 1987년 미국 포드의 연구개발센터에서 근무하다 2004년 현대차그룹에 영입됐다.
이후 현대차 전자개발센터 사장, 연구개발본부 총괄사장 등을 역임한 연구개발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2011년4월 부회장 승진 이후 6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54년 출생으로 광주고를 거쳐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텍사스대에서 기계설계학 석사, UC데이비스에서 기계설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아차는 2명의 대표이사 중 이형근 부회장만 정 회장 곁에 보였다. 박한우 사장은 유럽 순방길에 따라 나섰는지 분명치 않다. 정 회장의 왼편을 지킨 이익희 전무는 슬로바키아 법인장이다.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은 1952년생으로 경기고 졸업 후 서울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다. 1977년 현대차 입사 후 해외영업에서 두각을 보이며 34년 만에 2011년 현재의 자리에 올랐다.
현대차에서 수출마케팅실장, 상품기획1실장을 지내고 기아차로 옮겨 중국 합작법인 부사장, 유럽총괄법인장, 해외영업기획마케팅 사장 등을 역임한 해외영업 전문가다. 1983년 현대차가 캐나다에 처음으로 현지판매법인을 세웠을 때 파견된 1호 주재원이기도 하다.
기아차는 이형근 부회장 체제에서 2009년 150만대였던 연간 판매량이 2011년 250만대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305만대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이익희 기아차 전무는 1956년생으로 울산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2011년 말부터 기아차의 유럽 현지 생산거점인 슬로바키아 법인장을 맡고 있다. 2014년 정몽구 회장이 현지를 방문했을 때도 옆자리를 지켰다.
슬로바키아법인은 기아차의 유럽 내 판매가 늘어나면서 2010년 이후 매년 판매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해도 최대 실적 달성이 유력한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뉴스 = 안신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