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LG유플러스가 경쟁이 치열한 통신 시장에서 생존을 위해 해외사업 진출과 인수합병(M&A) 카드를 꺼내들었다.
권영수 부회장은 지난 23일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LG전자 등 계열사와 외부로부터 인재를 영업해 중국, 일본 사업팀을 꾸린지 3~4달 됐다”며 “현재 다양한 글로벌 사업 아이템을 준비 중이며 올해 중에 최소한 하나를 공개하고 내년 상반기쯤에는 네트워크 기술 수출 및 해외 통신사와 협력 등 구체적인 내용을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권 부회장은 일본 통신사와 이미 두 번 접촉했고 11월에는 중국과 미국 출장길에 오를 계획이다. 권 부회장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현지인과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을 정도의 중국어를 구사한다.
이어 “IoT로밍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 신규 사업 범주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올 초 권 부회장 취임 당시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 제2의 도약을 위해 SK텔레콤과 같은 대형 M&A 추진이나 파트너십이 나올 것으로 관측됐는데 그와 연관된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 간담회에서 권 부회장은 해외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그는 “LG유플러스는 해외 통신 인프라가 없어 단독 진출은 힘들고 통신사와 공동으로 해야 한다”며 “애플, 아마존, 구글 등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설명했다. LTE네트워크 기술로의 해외진출에 대해서는 “연내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실제 해외 통신사 몇 곳으로부터 사업 협력 제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인수 의지도 드러냈다. 권 부회장은 “통합방송법이 통과돼 IPTV 사업자가 MSO 사업 회사를 인수할 근거가 마련된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권 부회장은 “통신이 복잡하고 어렵지만 성장 잠재력이 굉장히 많다. 드론, 로봇, 커넥티드카 등 LG가 애지중지 하는 사업 중에 통신이 안 들어가는 데가 없다”며 통신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LG그룹 재무통인 그가 회사를 팔기 위해 LG유플러스를 맡았을 것이란 우려를 불식시켰다.
사실 LG유플러스는 변화의 중심에 있는 이통3사 중 움직임이 가장 늦은 편이다. KT는 이미 지난해 말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진출했고 SK텔레콤은 실패했지만 CJ헬로비전 인수를 시도해 경쟁력 강화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대해 권 부회장은 나름의 철학이 확고했다. 그는 “통신 시장에 들어와서 보니까 의욕만 많이 앞서 조급하고 어설프게 준비하고 나가서 깨갱하는 게(실패) 많더라”며 “사실 신규 사업 중에 제대로 된 거 별로 없더라. 시간이 늦어도 좋으니 철저히 준비하자는 생각을 계속했다”고 전했다. “돈이 남으니까 막 쓰는 경향이 있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어 “통신 업계 관행은 내가 최고다, 제일 빠르다 등등 자기자랑 하는 점인데 고쳐야 한다”며 “우리는 없앴다. 인터넷 전문은행과 산업 IoT도 꽤 오래 준비했고 조만간 좋은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LG전자 관계자는 “우리도 AI를 개발 중인데 완성도를 높여서 공개하자는 개 권 부회장의 철학”이라며 지난달 SK텔레콤이 내놓은 AI서비스 ‘누구’의 잇따른 시연 실패를 예로 들며 “그 정도 수준의 AI는 현재 LG IoT 사업부에서도 만들 수 있는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권영수 부회장은 간담회 말미에 “고객으로부터 ‘신뢰 가는 회사’, ‘남이 가질 수 없는 소속감’, ‘따듯한 회사’라는 생각이 연상되는 LG유플러스를 만들려고 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휴대폰 다단계에 대해서도 “공부를 해보니 잘 못한 게 없지 않더라. 이 때문에 연령제한을 뒀고, 수익 구조가 상위 5%에 쏠린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처 방안을 찾는 중”이라며 “순간의 논란에 등 떠밀려서 쉽사리 결정하지는 않고 각계의 지적을 이해하고 개선한 뒤 다단계 사업 진행 여부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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