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안신혜 기자] SPC삼립이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대폭 물갈이했다. 오너3세인 허진수·허희수 부사장도 3년만에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불법파견 논란으로 자회사 '해피파트너즈'를 설립하는 등 홍역을 치른 후, 기업 이미지를 쇄신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PC삼립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의 작년 영업이익은 546억 원으로 전년대비 16.5% 감소했지만 매출은 2조 655억 원으로 전년대비 10.4% 증가하며 외형 성장세를 문제없이 이어갔다.
이처럼 실적을 유지해가고 있는데도, SPC삼립은 29일 정기주주총회에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두 아들인 허진수 부사장과 허희수 부사장을 등기이사에서 빼고, 삼성전자 출신 경재형 전무를 신규선임했다. 최석원 대표는 재선임했다.
이로써 허진수·허희수 부사장은 2015년 3월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면서 책임경영에 나섰다가 3년 만에 물러났다. 장남 허진수 부사장은 해외사업과 R&D, 생산 부문 담당으로 파리바게뜨 해외진출 작업을, 허희수 부사장은 마케팅 전략 담당으로 신규사업인 쉐이크쉑 등 외식사업분야 개척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아버지 허영인 회장 세대에 이은 ‘오너 3세 형제경영구도’로 주목받았다.
이에 따라 SPC삼립의 사내이사는 최석원 대표, 이명구 대표, 황재복 부사장, 허진수 부사장, 허희수 부사장 등 6인에서 두 오너3세가 빠진 자리에 경재형 전무가 신규선임되며 5인체제로 변경됐다. 경재형 전무는 1964년 생으로, 삼성전자 CFO(최고재무책임자) 출신으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지원팀 해외지원 1그룹장 등을 역임했다.
일각에서는 두 오너 3세가 책임이 있는 등기임원에서 물러났지만 재무전문가인 경재형 전무 영입을 통해 새로운 경영승계구도를 만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고용과 관련해 홍역을 치른 SPC삼립은 사외이사를 모두 물갈이 하며 기업 이미지 쇄신의 의지를 드러냈다. SPC삼립은 기존 사외이사 최상호, 김명섭, 박철순 3인을 재선임하지 않고 4명의 사외이사로 변경됐다.
신규선임된 사외이사 4인은 이종열 법무법인 광장 고문과 강동현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과 자문위원, 채원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상임집행위원장, 최봉환 사단법인둥지 이사다.
SPC삼립 관계자는 “허진수 부사장과 허희수 부사장은 임기만료에 따라 등기이사에서 물러났으며 재무 전문가 영입을 통해 전문경영인의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계획”이라며 “또 시민단체, 비영리단체 관련 인물을 영입하며 투명성을 강화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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