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CEO 바뀔수록 R&D비중 축소

10년간 3차례 경영진 변화...임정배-정홍언 대표 체제 0.7%대까지 줄여


[데이터뉴스=안신혜 기자] 대상(주)이 지난 10년 간 3번의 경영진 변화를 거친 가운데, 새 대표 체제로 갈 수록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식품BU와 소재BU 부문의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하며 출범한 임정배-정홍언 대표 체제에서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0.7%대까지 떨어졌다. 최근 10년 내 최저치다.

2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연결기준 보고서 내 대상(주)의 연구개발비 및 매출액 대비 비중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232억 원으로 매출액 대비 비중은 0.78%를 기록했다.

대상의 연구개발비는 2008년 86억 원에서 2017년 232억 원으로 10년 동안 169.2% 늘었다. 동시에 매출액 역시 2008년 1조3736억 원에서 2017년 2조9688억 원으로 116.1% 늘었다.

이로써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오히려 감소했다. 대상의 연구개발비중은 10년 전에는 0.9~1.0%대까지 기록했다. 2009년 연구개발비중은 1.0%였고 2010년과 2011년, 2012년 0.9%로 떨어졌고, 2013년부터는 0.8%까지 내려가 지금까지 이전 연구개발비중은 회복하지 못했다.

10년 간 대표는 2008년~2010년 박성칠 대표, 2012년~2016년 명형섭 대표, 2017년 3월 이후 임정배, 정홍언 각자대표로 총 3번의 변경이 있었다. 대표이사 변화에 따라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변화도 비교적 뚜렷하다.

박 대표 체제였던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대상의 연구개발비중은 지난 10년 중 가장 높았다. 2009년은 비중이 1.0%까지 기록했고, 2008년과 2010년, 2011년 연구개발비중은 0.9%를 기록했다.

박 대표가 사임한 이후 명 대표 체제부터 대상의 연구개발비중은 감소세를 기록했다. 명 대표의 첫 해였던 2012년 0.9%를 기록한 이후 2013년 0.83%을 기록하며, 0.9%대 이하로 떨어졌다. 이후 2014년 0.83%, 2015년 0.87%, 2016년 0.83%로, 0.8%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3월 식품BU와 소재BU로 각자대표체제를 구축하며 선임된 임정배-정홍언 각자대표 체제에서는 첫 해부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0.78%로 떨어졌다. 지난 10년 R&D 비중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그 사이 대상의 매출액은 2008년 1조3736억 원에서 2017년 2조 9688억 원으로 116.1% 성장했다. 매출 3조원을 직전에 둘 만큼 외형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포물선을 그리며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연구개발비중이 0.9%였던 2012년과 0.83%였던 2013년, 각각 1297억 원과 1558억 원으로 10년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2015년 1099억 원, 2016년 1111억 원으로 떨어졌고, 지난해는 1000억 원 아래인 967억 원을 기록했다.

또 대상은 외부 경력 출신인 박성칠 전 대표체제와 다르게 대상 내부출신을 기용하고 있다. 명형섭 전 대표와 임정배 대표가 30년 이상의 ‘대상맨’이다.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1961년 생인 임정배 대표는 경성고와 고려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미원통상에 입사한 대상맨이다. 1958년 생인 정홍언 대표는 외부 출신이지만 20여 년전 대상에 입사했다. 정 대표는 경상대학교 축상가공학과 졸업 후 1982년~1997년 세원 부산사업본부 특판과 라이신 담당으로 입사했고 1997년 대상 전분당사업본부에 둥지를 틀었다.

명형섭 전 대표는 1957년 생으로, 경희고와 고려대학교 농화학과 졸업 후 1982년 대상(주)의 전신인 미원 기술연구소에 입사했던 정통 대상맨이다.

박성칠 전 대표는 2008년 대상에 입사한 외부출신 전문경영인이다. 1955년 생인 박 전 대표는 서울고,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후 1980년 외환은행, 1993년 삼성전자 경영혁신팀, 2000년 i2테크놀로지코리아 대표, 2003년 삼성SDI 경영혁신본부, 2004년 삼성전자 경영혁신단 SCM그룹담당 전무를 거쳐 2008년 대상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됐다. 이후 2013년~2015년 동원F&B 대표이사를 지냈다.

ann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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