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민경집 LG하우시스 대표가 취임 첫 해 실적 부진, 재무건전성 악화, 주가 하락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 민 대표는 지난해 말 LG그룹 인사에서 유일하게 계열사 신임 CEO로 선택돼 큰 관심을 받았는데, 출발이 순탄치 않다.
2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하우시스의 사업보고서와 증권업계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민경집 대표가 경영을 시작한 올해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LG하우시스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6.3%, 58.6% 줄었다.
사업부문별로는 건축자재 부문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279억 원)보다 100억 원 가까이 줄어든 184억 원에 그쳤다. 회사 측은 주요 원재료 가격의 상승과 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 이익 감소를 꼽았다.
또 지난해 1분기 97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부문은 올해 1분기에 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제품 공급 차종의 생산량이 줄었고, 미국·인도 등 해외가전시장 수출량이 감소했으며, 자동차소재부품 분야의 경쟁이 심화돼 실적이 악화됐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LG하우시스는 2분기에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5.7%, 36.9% 감소할 전망이다.
올 들어 LG하우시스의 재무상황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LG하우시스의 부채는 지난해 말 1조5969억 원에서 지난 1분기 말 1조9194억 원으로 3000억 원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도 3개월 만에 35.0%p 늘어나 1분기 말 현재 200%에 육박하고 있다. 차입금도 3개월 사이에 1700억 원 가까이 증가하면서 차입금비율이 127.8%로 높아졌다.
이처럼 실적 하락과 재무 불안 가중이 뚜렷해지면서 LG하우시스의 주가 역시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2일 8672억 원이었던 LG하우시스의 시가총액은 지난 18일 현재 6071억 원을 기록해 6개월 여 만에 2600억 원 가량 줄어들었다.
이처럼 LG하우시스는 실적과 재무상황, 주가 모두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동안 연구개발에 주력하다 올해 경영 무대에 오른 민 대표에도 악재다. 지난해 말 LG그룹 인사에서 대부분 계열사 CEO가 유임된 가운데 유일하게 신임 CEO 자리에 오른 민 대표의 첫 성적표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LG하우시스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향후 프리미엄 건축자재 공급 확대, 창호·바닥재 등 주력제품 판매채널 혁신, 자동차소재부품 해외수주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련업계는 신규 주택물량 축소 등으로 하반기 시장 상황 역시 좋지 않다는 점에서 민 대표의 첫 해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경집 대표는 1989년 LG화학으로 입사해 연구개발에 주력하다 2009년 LG하우시스 출범 당시 연구소장을 맡아 건축자재와 자동차소재부품 분야에서 원천기술 개발을 주도해왔다. 이러한 성과를 높게 평가 받아 지난해 12월 오장수 전 대표를 대체하는 신임 대표로 낙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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