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 중 한라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한라의 부채비율이 70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라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부채비율을 낮춰왔지만, 올 들어 부채비율이 다시 급증하면서 경쟁사들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1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국내 주요 건설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6월 말 기준 한라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702.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대형 및 중견 건설사들의 6월 말 현재 부채비율은 100%대 초반에서 300%대 중반 사이여서 한라의 부채비율은 경쟁기업들보다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6배 가량 높다.
한라의 총 부채는 지난해 12월 말 1조8215억 원에서 지난 6월 말 2조1105억 원으로 2890억 원 늘어났다. 반면, 자본총계는 3926억 원에서 3005억 원으로 921억 원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말 463.9%이었던 부채비율이 6개월 만에 238.5%p 증가했다.
건설 산업의 특성상 타 산업분야보다 부채비율이 높은 편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한라의 부채비율은 유독 높은 편이다.
한라는 적극적인 재무안정화 노력을 통해 2015년 607.0%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2016년 489.5%, 지난해 463.9%로 점차 낮춰왔으나 올해 다시 크게 늘어났다.
이와 관련, 한라는 1분기 실적발표 자료를 통해 IFRS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연결이익잉여금 감소로 부채비율이 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동탄물류단지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자회사 케이에코로지스의 차입금이 크게 늘어난 것이 부채비율을 높이는데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타사에 비해 높은 부채비율은 재무안정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라의 또 다른 문제는 지난해 실적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한라는 올해 상반기에 매출 7683억 원, 영업이익 410억 원, 당기순이익 17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9292억 원, 영업이익 686억 원, 당기순이익 231억 원)에 비해 각각 17.3%, 40.2%, 26.4% 감소한 수치다.
한라의 부문별 상반기 매출을 분석하면, 해외사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3억 원 증가했지만, 국내 건축이 150억 원, 토목이 403억 원, 자체분양사업이 1036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라는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18위의 종합건설사로,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17.41%, 한라그룹 지주사인 한라홀딩스가 16.1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