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원기찬 대표 취임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삼성카드의 실적(3분기 누적 기준)이 5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수익성 지표는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고 연체율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연임에 성공한지 5개월 만에 코스트코와의 독점 계약 연장에 실패한 원 대표가 실적 감소와 업황 악화 등 겹겹이 쌓인 악재를 털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카드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세전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726억 원, 275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세전이익 3995억 원, 당기순이익 3054억 원) 대비 각각 6.7%, 10%씩 줄어든 수치다.
삼성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이사가 취임했던 2013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실제로 삼성카드의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 2013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050억 원이다. 이후 2014년(3분기 기준) 2197억 원, 2015년 2566억 원, 2016년 2837억 원, 2017년 3054억 원으로 4년 연속 당기순이익이 49%나 증가했다. 2013년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삼성카드의 연평균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10.5%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3분기 당기순익이 2750억 원에 그치면서 순익 규모가 전년보다 10%나 쪼그라들었다. 2년 전(2837억 원)과 비교해도 3.1%나 줄어든 규모다. 연평균 당기순이익 증가율 역시 6.1%로 4.4%포인트 하락했다.
주목할 점은 같은 기간 삼성카드의 영업수익은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과 올해 2월, 7월 단행된 정부의 가맹점 카드 수수료 및 카드대출 최고금리 인하 등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삼성카드의 영업수익은 원 대표 취임 이후 줄곧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3분기 2조974억 원이던 삼성카드의 영업수익은 2014년(3분기 기준) 2조1749억 원, 2015년 2조3280억 원, 2016년 2조5045억 원, 2017년 2조6979억 원, 2018년 2조9258억 원으로 5년 사이 39.5% 급증했다. 연평균 영업수익 증가율은 6.9%에 달한다.
삼성카드는 신용카드 사업과 할부/리스 사업, 기타 등 파생상품 및 외화평가이익 부문을 제외한 3개 사업분야의 영업수익이 모두 증가했다. 신용카드 사업 수익은 2조399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할부/리스 사업 수익은 3064억 원으로 20.8%, 기타 부문은 2025억 원으로 4.9% 증가했다. 파생상품 및 외화평가이익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26.2% 하락한 1059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충당금적립전 이익 규모 역시 지속적인 판매관리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유지했다.
판매관리지는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 등을 뜻한다. 삼성카드의 판관비는 2013년 3분기 1조3425억 원에서 올해 3분기 2조59억 원으로 49.4% 급증했는데 원 대표 취임 이후 단 한차례(3분기 기준)도 감소한 적이 없다.
영업수익에서 판관비와 이자비용 등 영업비용을 제외한 충당금적립전이익 역시 2013년 3분기 5035억 원에서 올해 3분기 6437억 원으로 27.8%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5%다.
이에 대해 삼성카드 관계자는 "IFRS9 도입으로 충당금 규모가 증가해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순이익 감소로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은 원 대표 취임 전보다 하락했다.
삼성카드의 ROA는 2013년 3분기 1.9%에서 올해 3분기 1.4%로 5년 만에 0.5%포인트나 줄었다. 매년 0.1%포인트씩 하락한 셈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원 대표 취임 이후(3분기 기준) 첫 하락세를 기록했다.
2013년 3분기 4.6%였던 삼성카드의 ROE는 2014년(3분기 기준) 4.7%, 2014년 5.3%, 2015년 5.7%, 2016년 6.1%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올해 5.4%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급락하면서 하락세로 전환됐다.
반면 연체율은 증가했다.
삼성카드의 신규연체율(분기말 기준)은 2013년 3분기 1.6%에서 지난해 3분 0.7%로 꾸준히 감소했으나 올해 3분기 2.2%로 급증하면서 원 대표 취임 전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30일 이상 연체율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다.
올해 3분기 기준 삼성카드의 30일 이상 연체율은 1.3%로 전년 동기(1.1%) 대비 0.2%포인트 상승한 상태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한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이사의 고심이 깊어졌다.
원기찬 대표는 지난 2013년 12월 삼성카드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하면서 오는 202년 3월까지 임기를 보장받은 상태다.
그러나 업계 불황과 코스트코 단독 계약 불발, 수익성 지표 악화 등 계속된 악재로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정부가 내년에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1조 원가량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원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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