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그룹이 홍석조 회장의 장남 홍정국 부사장에 대한 승계 작업에 돌입했다. 홍 부사장은 올해 총 906만7017주를 블록딜 형식으로 취득하면서 2대 주주에 올랐다.
반면 지난해 BGF그룹 내 신설조직인 신사업개발실의 총 책임자를 맡으며 경영수업에 나섰던 차남 홍정혁 BGF 상무는 지분율이 0.03%에 그치며 후계 경쟁 구도에서 다소 밀려난 모습이다.
1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BGF의 지분율 현황을 분석한 결과, 홍정국 부사장이 총 78만5928주, 10.33%를 보유해 부친인 홍석조 회장(53.54%) 다음으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차남 홍정혁 상무는 지주사를 전환했던 지난해 3월 이후 지분율에 변동이 없어 홍정국 부사장과의 지분율 격차가 더 커졌다.
BGF는 지난 2017년 11월1일 전일 투자회사인 BGF와 사업회사인 BGF리테일로 인적분할한 이후 4개월 만인 2018년 3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BGF가 밝힌 공시자료에 따르면, 인적분할 이후인 2018년 1월 2일 기준 홍석조 회장의 보유 주식 수는 전체 지분의 31.8%인 1025만9406주다. 이때 장남인 홍정국 부사장의 보유 지분은 0.28%, 차남 홍정혁 상무의 지분은 0.08%로 격차는 0.2%포인트에 불과했다.
BGF는 지주사 전환시 상장 자회사의 지분을 20%이상 보유해야 하는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같은 해인 2018년 3월 1조916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당시 홍석조 회장은 4937만9248주를 1만4736원에 취득하면서 지분율이 62.53%까지 상승했다.
장남 홍정국 부사장과 그의 모친인 양경희 BGF복지재단 이사장도 각각 69만5095주, 43만1227주를 매수했다. 이로 인해 홍정국 부사장의 지분은 0.82%로 올랐지만 지분을 별도로 취득하지 않았던 차남 홍정혁 상무는 유상증자로 인해 발행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지분이 0.03%로 하락했다.
그러나 두 형제의 지분 격차가 0.49%포인트 정도로 적었던데다 BGF가 2018년 6월 신설한 '신사업개발실'위 총 책임자로 홍정혁 상무가 선임되면서 업계는 경영승계를 놓고 두 형제의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1982년생인 홍정국 부사장이 이미 2015년 상무로 임원 승진한데다 2년 만에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한 반면 1983년생인 홍정혁 상무는 이때서야 상무로 선임됐기 대문이다.
그러나 올해 5월15일 홍정국 부사장이 블록딜(시간외매매) 형식으로 부친과 모친의 주식을 매수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홍정국 부사장은 홍석조 회장의 주식 857만9439주, 모친인 양경희 이사장 주식 48만7578주 등 총 906만7017주를 7610원에 매수했는데 이로 인해 지분율이 10.33%까지 치솟았다. 보유 주식 수는 985만2945주로 홍석조 회장에 이어 2번째로 많은 규모다.
반면 추가 매수 없이 지분을 유지해 온 홍정혁 상무의 지분은 0.03%에 머물면서 홍정국 부사장과의 격차는 10.3%포인트까지 벌어졌다.
BGF는 지난 6월27일 공시를 통해 친환경제품 및 바이오자원 관련 제품 제조 회사인 BGF에코바이오를 신규 설립하고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BGF에코바이오의 대표를 홍정혁 상무가 맡았다. BGF에코바이오는 자회사 편입 6일 뒤인 7월3일, 친환경 플라스틱 전문 제조사인 KBF를 인수했다. 취득 지분율은 77.01%다.
업계에서는 BGF가 지주는 장남인 홍정국 부사장이, 신사업 부문은 차남 홍정혁 상무가 맡는 구조로 경영 승계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시연 기자 si-yeon@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