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의 '넘사' 재무안전성이 주목받고 있다. 부채비율 20%대, 유동비율 300%대를 꾸준히 유지하며, 대표적 경쟁사인 매일유업과도 큰 격차를 보인다.
남양유업의 낮은 부채비율과 높은 유동성비율에는 홍두영 창업주의 경영 철학이 묻어 있다.
2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남양유업의 안정성 비율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별도) 기준 남양유업의 부채비율은 28.8%, 유동비율은 348.4%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일유업보다 각각 51.5%포인트, 156%포인트 더 건전한 상태다.
대표적 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자기자본 대비 부채 비중으로, 타인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의미한다. 통상 100% 이하가 바람직하며 수치가 높을 수록 재무구조가 좋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2019년 상반기 기준 남양유업의 부채비율은 28.8%다. 같은 기간 매일유업의 부채비율은 80.3%로 남양유업의 부채비율이 51.5%포인트 더 낮다.
매일유업의 부채비율 역시 100% 미만으로 건전한 상태다. 특히 재무상태를 공시하기 시작한 2017년 상반기 138.2%에서 2018년 96.9%, 2019년 80.3%로 2년 사이 57.9%포인트 감소하면서 건전성이 꾸준히 개선돼 왔다.
그러나 남양유업이 20%대의 부채비율을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매일유업보다 자본 건전성 지표가 더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데이터뉴스가 지난 2010년 상반기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10년간의 남양유업 부채비율 추이를 분석한 결과, 10~20%대의 부채비율을 유지해 온 것으로 집계됐다.
남양유업의 부채비율은 2010년 상반기 20.8%에서 2012년 22.7%로 1.9%포인트 상승했다가 이듬해인 2013년 상반기 20.5%로 2.2%포인트 하락했다. 이후 2014년(상반기 기준) 18.2%, 2015년 18.4%, 2016년 17.1%로 감소세를 유지해 왔다. 지난 2018년 상반기 16.6%, 2019년 28.8%의 부채비율을 기록하며 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20%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유동비율도 남양유업이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했다.
유동부채에 대한 유동자산의 비율을 의미하는 유동비율은 기업의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수치가 높을 수록 지급능력이 높음을 뜻하며, 통상 200% 이상 유지되면 이상적인 것으로 평가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남양유업의 유동비율은 348.4%다. 같은 기간 매일유업의 유동비율은 192.4%로 남양유업보다 156%포인트 낮다. 매일유업의 상반기 기준 유동비율은 2017년 145.2%, 2018년 185.2%, 2019년 192.4%로 년 연속 상승했지만 여전히 200%를 넘지 못한 상태다.
반면 남양유업의 유동비율 수치는 2012년 상반기 300%를 넘긴 이후 8년 연속 300~400%대를 유지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2010년 상반기 유동비율은 530.9%에 달했다가 이듬해인 2011년 상반기 240.5%로 감소했다. 1년 뒤인 2012년 320.7%로 300%대를 회복했고 이후 2013년(상반기 기준) 343.2%, 2014년 388%, 2015년 384.2%, 2016년 411.1%, 2017년 454.6%, 2018년 365.7%, 2019년 348.4%를 기록했다.
남양유업의 낮은 부채비율과 높은 유동성비율은 홍두영 창업주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창업주는 비료를 수입하는 남양상사를 세웠으나 화폐개혁 등으로 큰 재산을 잃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64년 남양유업을 설립해 재기에 성공했는데, 이러한 경험 때문에 사업 분야 확장을 배제하고 '무차입 경영'을 실시하는 등의 경영 전략을 펼쳐왔다.
남양유업은 이러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IMF 경제위기 당시 외부 도움을 받지 않고 경영 위기를 스스로 극복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박시연 기자 si-yeon@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