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 사명을 변경하고 새로운 출발을 알린 한국타이어가 수익성 악화에 오너 리스크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이 2016년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조현범 사장이 하청업체로부터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되며 회사 경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1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기업의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꾸준히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5년 6459억 원에서 2016년 8640억 원으로 상승한 후, 2017년 6540억 원, 2018년 5576억 원, 2019년 4267억 원으로 3년 연속 쪼그라들었다. 올해는 전년 동기 대비 23.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양상을 보였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3993억 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였는데, 2016년 같은 기간(6694억 원) 대비 40.3%, 전년 동기(4572억 원) 대비 12.7%씩 하락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매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 가운데 약 85% 이상씩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올해 기준으로는 구주(유럽) 지역과 북미 지역에서 발생한 매출액이 36.3%, 28.7%씩을 차지했다. 이어 아주(아시아) 지역이 18.8%, 중남미 지역이 3.4%씩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매출 구조 속에서 글로벌 시장 경기 침체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전년 대비 RE(교체용 타이어)와 OE(신차용 타이어) 판매가 모두 부진했다. RE는 북미·독일 부진에, OE는 중국 완성차 수요 침체에 각각 영향을 받았다.
한국타이어그룹은 지난 해 3월 조양래 당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사장을 한국타이어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했다.
이어 올해 3월 조 회장이 등기임원에서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이 지주사를, 차남인 조 사장이 지주사 사장과 한국타이어 대표를 맡으며 본격적인 3세 경영체제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사명 변경 6개월 만에 제동이 걸렸다. 조 사장이 하청업체로부터 뒷돈을 챙기고 회사 자금을 빼돌려 거액을 챙긴 혐의로 구속된 탓이다. 또한 검찰은 국세청의 고발에 따라 조 사장의 조세 포탈 혐의에 대한 수사도 확대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한국타이어가 회사 평판 및 실적악화 우려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 사장의 빈 자리는 현재 각자 대표를 맡아왔던 이수일 사장이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요 의사결정이 어려워 경영 리스크의 장기화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조 사장은 1972년 경남 함안 출생으로 보스턴대 경영학을 졸업했다.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했고, 2001년 한국타이어 광고홍보팀장, 2004년 한국타이어마케팅본부장, 2006년 한국타이어 전략기획본부장, 2012년 한국타이어 경영기획본부장, 2016년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경영기획본부장, 2017년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COO, CSFO를 역임했다. 2018년부터 한국테크놀로지그룹(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COO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