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수주목표액 달성에 모두 실패했다. 3개 기업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의 목표 달성률이 가장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 기준 75.5%를 채우는 데 그쳤다.
21일 데이터뉴스가 현대중공업그룹,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계의 신규수주 목표액 및 연간 누적 수주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 3사는 지난 한 해 동안 연간 목표액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전세계 선사들이 교역 감축 등을 우려해 신규 발주를 줄인데 영향을 받았다.
기업별로 목표액 달성률을 분석한 결과, 현대중공업그룹(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이 가장 적은 비율을 채우는 데 그쳤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해 수주 목표액으로 159억 달러를 설정했다. 연간 누적 수주액은 120억 달러로, 목표액 가운데 75.5%를 채웠다.
2018년에는 총 140억 달러의 수주를 따내며, 목표액(132억 달러)을 초과 달성한 것과 대비된다. 2019년 기준 누적 수주액(120억 달러)은 직전년도(140억 달러) 대비 14.3% 감소했다.
선종별로 컨테이너선 22척, 원유운반선 29척, PC선 36척, LNG선 23척, LPG선 17척 등 135척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수주목표치를 지난해와 동일한 159억 달러(한화 약 18조6000억 원)로 발표했다.
대우조선해양이 목표액 83억7000만 달러 가운데 82.2%(68억8000만 달러)를 채우며 그 뒤를 이었다. 현대중공업그룹(75.5%) 대비 목표액 달성률이 6.7%포인트 높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해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10척, 초대형 원유운반선 10척, 컨테니어선 11척, LPG(초대형 액화석유가스)운반선 2척, 잠수함 5척(창정비 1척 포함), 해양플랜트 1기 등을 수주했다.
올해 목표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성근 대표가 신년사에서 "최소한 지난해 수주실적 이상의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해야 한다"고 설명해 70억 달러 이상의 목표액을 설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3개 기업 가운데 그나마 선방했다. 목표액 78억 달러의 91.0%를 채웠다. 2019년 한 해동안 따낸 수주액은 총 71억 달러다. 전년 동기 대비 수주 실적(63억 달러)과 목표액 달성률(76.8%)이 각각 12.7%, 14.2%포인트씩 상승했다.
삼성중공업이 지난 해 따낸 수주로는 LNG운반선 13척, 컨테이너선 6척 원유운반선 6척, 석유화학제품운반선 2척, 특수선 1척, FPSO 1기 등이 집계됐다.
한편, 2020년에는 글로벌 조선업황이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는 2020년 세계 선박 발주량을 3850만CGT(표준화물환산톤수)로 내다봤다. 2019년 발주량 2529만CGT 대비 52.2% 상승한 수치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