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주요 게임 기업은 연구개발(R&D) 투자를 15.9%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R&D 투자 1, 2위를 지키고 있는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작년에도 400억 원 내외의 연구개발비를 증액해 다른 기업들과의 격차를 이어갔다. 연구개발비를 두 배로 늘린 펄어비스와 1년 만에 R&D 투자를 20억 원대에서 100억 원대로 늘린 베스파도 눈에 띄는 적극성을 보였다.
2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주요 게임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넷마블이 지난해 4589억 원을 R&D에 투입, 가장 많이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마블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1.1%에 달한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전년(4129억 원)보다 11.1%(460억 원) 늘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2018년 20.4%에서 2019년 21.1%로 상승했다.
넷마블은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프로젝트에 중점을 두고 이 분야 R&D 비중을 높이고 있다. 회사 측은 게임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고 다양한 사용자 맞춤형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AI 플레이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품질관리(QA)에서 대용량 데이터 입력과 테스트를 자동화해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테스트 자동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연구개발비 3000억 원대에 진입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3097억 원으로, 전년(2747억 원)보다 12.7%(350억 원) 늘었다. 이 회사의 연구개발비 중 인건비는 2018년 2342억 원에서 2019년 2633억 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 현재 2763명(연결기준)이 R&D에 배치돼 있다.
엔씨소프트 역시 AI 관련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현재 AI센터와 NLP센터에서 150여명의 AI 전문연구인력이 일하고 있다. ‘리니지2M’ 등 게임에 적용하기 위한 AI 기술 개발은 물론, AI 기술 전반을 R&D 대상으로 삼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AI 분야 인재를 대거 영입하기로 해 관련 투자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연구개발비 1, 2위를 지키고 있는 넷마블과 엔씨소프트의 연구개발비를 합하면 7686억 원으로, 이번 조사 대상 14개 기업의 총 연구개발비(1조1674억 원)의 65.8%를 차지한다.
NHN은 지난해 1384억 원을 연구개발에 써 넷마블, 엔씨소프트와 함께 네 자리 수 연구개발비를 기록했다. NHN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전년보다 4.2% 늘었다. 하지만, 매출이 더 큰 폭(17.7%)으로 늘어나면서 연구개발비 비중은 오히려 전년보다 줄었다.
4번째로 많은 연구개발비를 쓴 펄어비스는 지난해 R&D 투자를 두 배가량 늘렸다. R&D 전담인력이 2018년 451명에서 2019년 552명으로 100명 이상 늘었고, 연구개발비는 2018년 442억 원에서 2019년 875억 원으로 98.0%(433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 비중도 10.9%에서 16.3%로 크게 늘었다.
베스파도 R&D 투자를 크게 확대했다. 이 회사의 연구개발비는 2018년 21억 원에서 지난해 115억 원으로 458.5% 늘었다. R&D 인력도 2018년 120명에서 지난해 261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회사의 연구개발비 비중은 2018년 2.0%에서 2019년 11.4%로 수직상승했다.
많은 게임 기업이 지난해 연구개발비를 늘린 가운데 조이시티, 네오위즈, 미투온 등 3개 기업은 R&D 투자를 줄였다. 조이시티는 2018년 173억 원인 연구개발비를 2019년 125억 원으로 28.0% 축소했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 비중도 19.8%에서 12.1%로 크게 감소했다.
네오위즈의 연구개발비는 2018년 57억 원에서 2019년 56억 원으로 소폭 줄었고, 미투온은 6억8000만 원에서 6억5000만 원으로 3.9% 감소했다. 미투온은 지난해 0.6%의 연구개발비 비중을 기록, 조사 대상 기업 중 가장 낮았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