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상장계열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30%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와 생산활동이 크게 위축된 영향을 그대로 반영했다.
31일 데이터뉴스가 30대 그룹의 상장 계열사를 전수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실적 확인이 가능한 190개 상장사가 올린 매출은 총 830조779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872조5891억 원)보다 42조5112억 원(4.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0조8157억 원에서 36조1185억 원으로 14조6972억 원(28.9%)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36조1682억 원에서 22조1741억 원으로 13조9941억 원(38.7%) 감소했다.
매출 감소율에 비해 수익성 감소율이 커 영업이익률은 2019년 상반기 5.8%에서 올해 상반기 4.4%로 1.4%p 줄었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률은 4.1%에서 2.7%로 1.4%p 떨어졌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돼 국내외 소비가 크게 줄어든 데다 국내외 생산라인 중단이 이어지면서 일부 언택트 분야를 제외하면서 소비재와 생산재, 유통·물류 등 거의 전 산업 분야가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조사 결과, 올해 상반기 190개 기업의 15.3%인 29개 기업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6개)보다 13개 늘어난 수치다. 29개 영업이익 적자기업 중 18개는 올해 상반기 적자로 전환했고, 9개 기업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적자폭이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감소한 기업은 108개(56.8%)로, 영업이익이 늘어난 기업(82개)보다 많았다.
업종별로는 대형마트,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기업의 어려움이 컸다. 이마트(-97.6%), 롯데쇼핑(-82.0%), 현대백화점(-81.7%)의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고, 신세계가 적자전환했다. 국가간 이동 중단 등으로 항공, 호텔도 부진해 대한항공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1390억 줄었고, 아시아나는 적자폭이 증가했다. 호텔신라도 상반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또 포스코가 사상 처음으로 분기적자를 기록하는 등 장기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온 기업들도 급격한 경기 위축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그나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전자기업들이 일정부분 버팀목 역할을 했다.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면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조7633억 원(13.7%) 늘어난 14조5936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90개 상장사 영업이익의 40.4%에 해당한다. SK하이닉스도 영업이익이 7429억 원(37.1%) 증가했다.
언택트 기업도 비교적 좋은 실적을 냈다. 대표적인 언택트 기업 카카오가 상반기 올린 영업이익 1860억 원은 1년 전보다 1179억 원(173.0%) 늘어난 규모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의 부채비율은 2019년 6월 말 165.8%, 2019년 12월 말 168.1%, 올해 6월 말 175.3%로, 1년 만에 9.5%p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6개월간의 부채비율 증가폭(7.2%p)이 지난해 하반기(2.3%p)보다 월등히 컸다. 부채 확인이 가능한 186개 기업의 지난 6월 말 총 부채규모는 2112조9684억 원으로, 6개월 전(2005조8873억 원)보다 107조811억 원(5.3%)이 늘어났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