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3분기 깜짝 영업이익을 내놓았다. 올해 들어 강력한 점포 구조조정을 단행한 강희태 대표의 승부수가 코로나19 상황에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쇼핑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876억 원에서 올해 1110억 원으로 26.7% 증가했다. 백화점을 제외한 롯데쇼핑의 주요 사업부문(기타 제외) 모두 3분기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233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도 30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가 적극적으로 추진한 점포 구조조정이 3분기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강희태 대표는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실적이 부진한 121개 매장(백화점 5곳·마트 16곳·슈퍼 75곳·롭스 25곳 등)을 연내에 폐점하겠다고 밝힌 뒤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
특히 점포 수를 대거 줄인 슈퍼 부문(롯데슈퍼)은 3분기 영업이익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3분기 23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슈퍼 부문은 올해 3분기 29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점포 수 조정을 통해 효율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롯데슈퍼는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63곳이 문을 닫았다.
영업이익이 두 번째로 많이 증가한 부문은 할인점(롯데마트)이다. 2019년 108억 원에서 올해 324억 원으로 200.0% 상승했다. 할인점의 영업이익 개선도 점포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는 오는 30일 폐점 예정인 구로점과 도봉점 등을 포함해 12개 매장을 정리한다.
전자제품 전문점(하이마트)의 영업이익도 지난해 3분기 334억 원에서 올해 3분기 559억 원으로 67.4% 상승했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실내 소비 트렌드가 가속화되면서 TV, 공기청정기 등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판관비를 줄이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홈쇼핑부문 영업이익은 249억 원에서 295억 원으로 18.5% 늘었다. 건강식품 등 고마진 품목 판매를 늘린 전략이 주효했다.
백화점 부문은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줄었다. 지난해 3분기 1041억 원인 영업이익이 올해 3분기 779억 원으로 25.2% 감소했다. 5곳을 점포 정리한다는 계획과 달리 영플라자 청주점 1곳만 닫았고, 기존점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이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졌다.
롯데쇼핑은 적극적인 점포 구조조정으로 몸집이 줄어들면서 늘어난 영업이익과 달리 매출은 전체적으로 줄었다. 롯데쇼핑 매출은 2019년 3분기 4조4047억 원에서 올해 4조1059억 원으로 6.8% 감소했다. 전자제품 전문점과 홈쇼핑 매출이 각각 6.5%, 8.0% 상승했지만, 슈퍼와 할인점, 백화점 매출이 각각 4.4%, 4.4%, 35.1% 줄었다.
한편, 강희태 대표는 그룹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대표적인 '롯데맨'이다. 1987년 롯데쇼핑에 입사해 롯데쇼핑 백화점 본점장(2008년), 롯데쇼핑 상품본부장(2011년), 롯데백화점 중국사업부문장(2014년)을 거쳐 2017년부터 롯데쇼핑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또 지난해 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유통BU장으로 임명됐으며, 롯데자산개발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