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지난해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며 순이익을 대폭 늘렸다. 이에 힘입어 배당금 규모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잠정실적(연결 기준)과 배당금을 공시한 CJ제일제당, 오리온, 농심, 동원F&B, 롯데제과 등 상위 5개 식품기업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순이익 합계는 1조3724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5899억 원)보다 7825억 원(132.6%) 증가한 수치다.
식품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로 호황을 누렸다. 집밥족이 세계적으로 증가한 데 더해 만두, 라면 등 기업별 주요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주요 식품 기업들은 이 같은 실적 상승을 바탕으로 ‘통 큰’ 배당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5개 기업의 2020년 배당금총액 합계는 1407억 원으로, 전년(1228억 원)보다 179억 원(14.6%) 늘었다.
CJ제일제당이 5개 기업 중 순이익을 가장 큰 폭으로 늘렸다. 이 회사의 순이익은 2019년 1910억 원에서 2020년 8313억 원으로 335.2% 증가했다. 전 사업부문에서 실적이 상승했고, 가양동 유휴부지를 매각하면서 영업외 수익을 늘렸다.
CJ제일제당의 주당 배당금은 2019년 3500원에서 지난해 4000원으로 500원(14.3%) 늘었다. 배당금 총액은 642억 원으로, 집계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배당금을 지급했다. 다만, 지난해 순이익이 대폭 증가하면서 배당성향은 7.7%로, 전년(29.4%)보다 21.7%p 감소했다. 보통주 시가배당률도 1.4%에서 1.0%로 낮아졌다.
해외 매출이 회복세를 그린 오리온도 순이익을 늘렸다. 이 회사의 2020년 순이익은 2756억 원으로, 2019년(2205억 원) 대비 25.0% 증가했다. 중국 법인이 성장세를 이어오며 사드 사태 이전 수준으로 매출을 회복한 것이 실적 상승의 주 요인으로 꼽힌다.
오리온은 2020년 주당 배당금을 750원으로 결정했다. 2019년(600원)보다 150원(25.0%) 늘었다. 순이익 증가율(25.0%)과 대등한 수치다. 이에 배당성향은 10.7%로 유지됐다. 시가배당률 역시 0.6%로 동일하다.
동원F&B는 2019년 657억 원이었던 순이익이 지난해 779억 원으로 18.6% 늘었다. 주당 배당금은 3000원에서 3500원으로 16.7% 상승했고, 배당금 총액은 116억 원에서 135억 원으로 19억 원 늘었다. 시가배당률은 1.3%에서 2.0%로 올라갔다.
농심은 짜파구리 열풍에 힘입어 순이익을 2배 이상 늘렸음에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배당기조를 유지했다. 이에 배당 성향이 2019년 32.5%에서 2020년 15.5%로 반토막났다. 시가배당률도 1.7%에서 1.3%로 낮아졌다.
롯데제과는 비교 대상 기업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줄었다. 하지만 주당 배당금은 2019년 1300원에서 지난해 1600원으로 23.1% 늘렸다. 5개 기업 중 유일하게 배당 성향이 20.0%에서 26.7%로 6.7%p 상승했다. 시가배당률도 0.9%에서 1.6%로 상승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