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1이 지난해 액화석유가스(LPG) 수요 감소로 실적 부진을 겪었다. E1의 유일한 사업인 LPG사업이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E1은 신재생·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1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E1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 3조5635억 원과 영업이익 701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4조1740억 원, 1240억 원) 대비 14.6%, 43.5%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해 LPG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E1은 LPG 사업만 영위하고 있어 LPG 수요가 실적에 직결된다. E1의 LPG 국내 판매량(가정·산업·운수·도시가스용)은 2019년 119만 톤에서 2020년 113만 톤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수출도 2조3323억 원에서 2조900억 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이 큰 영향을 줬지만, 장기적으로 LPG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는 점이 E1의 고민이다.
우선 주요 수요처인 LPG 차량 등록대수가 줄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등록 LPG 차량은 2017년 말 210만4675대, 2018년 말 203만4503대, 2019년 말 200만4730대로 매년 줄어든데 이어 지난해 말 197만9407대를 기록, 200만 대 밑으로 떨어졌다. 완성차 업계가 빠르게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도 LPG 기업에게 부정적인 요소다.
취사용, 난방용, 상업용으로 쓰이는 LPG도 도시가스 보급 확대로 액화천연가스(LNG)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E1은 친환경 에너지를 새로운 돌파구로 삼고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E1은 지난해 대표이사 직속으로 신사업개발실을 설치하고, 산하에 신재생IPP(민자발전사업)팀을 만들었다. 강원도 정선에 첫 MW급 태양광발전단지를 준공하며 신재생 에너지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신재생 에너지 발전사업을 담당할 신규법인 E1쏠라도 설립했다.
전기차 사업에도 발을 내디뎠다. E1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전기차 충전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환경부와 전기차 충전시설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E1이 보유한 LPG 충전소를 활용해 도심에 전기차용 충전소를 설치할 수 있는 부지를 발굴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상용차 수소충전소 구축을 위한 특수법인 '코하이젠'에 참여하며 수소충전소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코하이젠은 2023년까지 액화수소 방식의 수소충전소를 25개 이상 설치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브랜드 캐릭터 '티티'를 공개하고 캐릭터 마케팅도 시작했다. 티티는 E1을 한글식으로 읽은 이름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인간의 삶을 돕는 '친환경 에너지 요정'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E1은 LPG에서 나아가 수소, 전기, 신재생 에너지에 이르는 친환경 에너지 전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
E1은 최근 최고경영진 체제를 개편해 신성장동력 발굴 노력을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E1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인 구동휘 전무와 기술운영본부장인 천정식 상무를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해 기존의 구자용 회장과 함께 3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구자용 회장은 LPG 사업과 태양광·풍력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분야를 총괄하고, 구동휘 전무는 E1의 차세대 경영전략 수립과 함께 수소 관련사업 등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담당한다. 구동휘 전무는 구자용 회장의 형인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회사 측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3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경영 내실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혁신과 성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