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배그' 믿고 시작한 IPO 초반 고전

고평가 논란·중국 게임 규제 우려 등 악재로 투자자 '시큰둥'…신작 성공여부 관건


크래프톤이 공모 청약 흥행 실패에 이어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하며 고전하는 것과 관련,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12일 데이터뉴스가 크래프톤의 상장 후 주가를 분석한 결과, 상장일인 10일 공모가보다 낮은 44만8500원으로 시초가가 결정됐고, 종가 역시 공모가에 못미치는 45만4000원을 기록했다. 상장 둘째 날인 11일에도 약세가 이어져 전날 종가보다 10.35% 하락한 40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날 종가는 공모가를 18%가량 밑도는 수준이다.

12일 거래 세쨋날 오전장에 소폭의 반등을 시도하고 있으나, 고평가에 대한 우려감을 씻어내기엔 부족한 모습니다. 

크래프톤의 상장 초 주가 하락은 공모주 쳥약 과정에서 예견됐다는 분석이다. 

크래프톤은 기업공개(IPO) 계획 발표 당시 흥행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정작 공모주 일반 청약은 흥행 참패로 끝났다. 청약증거금 5조358억 원, 경쟁률 7.8대 1, 청약 건수 26만6539건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높은 공모가(49만8000원)가 문제로 꼽힌다. 최소 청약 증거금이 249만 원으로, 증시 호황으로 유입된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가격이 부담스러웠다는 분석이다.

고평가됐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크래프톤은 기업가치 평가 과정에서 비교기업으로 디즈니와 워너브러더스 등을 꼽아 이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을 근거로 공모가를 책정했다.

크래프톤의 대표 IP는 종속회사 펍지(PUBG)의 '배틀그라운드'다. 이 정도의 대흥행을 거둔 게임은 없다. 하지만 증권신고서에 비교대상으로 방대한 IP를 보유한 글로벌 콘텐츠 기업을 선정한 것은 무리였다는 반응이다.

중국의 게임 규제로 인한 위험도 우려 요인이다.

지난 3일 크래프톤의 공모일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의 자매지 경제참고보는 ‘게임은 정신적 아편’이라며 청소년의 게임 중독에 관한 기사를 올렸다. 이후 홍콩증시에 상장된 텐센트 주가는 크게 흔들렸다. 탄센트는 긴급성명을 통해 셧다운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5일에는 중국 관영신문 증권시보가 '게임 업체의 세제 혜택을 없애야 한다'고 보도하며, 게임 산업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텐센트는 중국 최대 게임업체다. 중국 내에 국내 게임을 유통하거나, 국내 게임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등 우리나라 게임 산업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 또 크래프톤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펍지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공동 개발하는 등 인연이 깊다.

텐센트가 중국 내 규제에 영향을 받는 만큼 진출하는 국내 기업들도 악재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재은 기자 wood@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