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현 삼성전기 대표가 취임 이후 기판 부문 투자를 지속, 강화하고 있다. 타 사업 대비 매출 비중이 낮지만, 장기적 측면에선 미래 먹거리로 자리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 달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생산 설비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해 베트남법인에 약 1조 원(8억5000만 달러)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장덕현 신임 대표의 첫 행보여서 더 주목된다.
FC-BGA는 CPU와 GPU 등 전기 신호가 많은 고성능 반도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메인보드와 전기적으로 연결해주는 기판이다. 최근 AI, 데이터, 전기차 시장의 확대로 고성능 칩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연간 14% 이상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FC-BGA는 반도체패키지기판의 한 종류다. 반도체패키지기판은 고집적 반도체 칩과 메인기판을 연결해 전기적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제품이다. 반도체 기판은 향후 반도체의 고성능화 및 시장 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반도체패키지기판은 경연성인쇄회로기판과 함께 삼성전기의 기판 사업을 이루고 있다. 삼성전기는 기판 사업에 대한 투자액 규모를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늘리고 있다. 9월 누적 투자액이 2019년 367억 원, 2020년 1221억 원, 2021년 1401억 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기판사업은 모든 사업부문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 규모가 1조에 머물러 있다. 최근 3년 간의 1~3분기 매출은 2019년 1조415억 원, 2020년 1조2035억 원, 2021년 1조4891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사 누적 매출 중 차지하는 비중 역시 19.8%에 그쳤다.
삼성전기의 기판 부문은 현재 삼성전기의 주요 제품으로 꼽히는 MLCC에 이은 새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증권가에 따르면, FCBGA 시설 본격 가동 시 향후 2024년 매출 1조1000억 원 등의 증설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기판사업이 미래 먹거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덕현 대표는 1964년생으로 서울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삼성전자에서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솔루션개발실장과 시스템LSI사업부에서 LSI개발실장과 SOC개발실장, 센서사업팀장을 역임했다. 올해부터 삼성전기의 대표이사를 맡는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