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강자였던 삼성엔지니어링이 체면을 구기고 있다. 연초에 타 기업들을 모두 제치고 해외수주부문 선두를 달렸지만, 최근에는 현대엔지니어링에도 밀리며 3위로 내려앉았다.
5일 데이터뉴스가 해외건설협회에 공시된 업체별 해외수주 순위 추이를 분석한 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누적 해외 수주액 순위가 3위로 집계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11년 70억6791만 달러의 수주를 따내며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후 저조한 수준을 기록하며 순위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12년에는 2위에 머물렀으나, 2013년 9위(31억7278만 달러), 2014년 6위(42억4208만 달러), 2015년 15위(5억8300만 달러)까지 추락했다.
이후 순위가 회복돼 2018년에는 1위로 회복되기도 했다. 당시의 연간 해외 수주액은 69억3871만 달러로 집계됐다. 2019년에는 8위(5억4221만 달러)로 추락하며 다시 하락세를 그리는 듯 했지만, 2020년 76억3937만 달러의 수주를 따내며 1위를 탈환했다.
하지만 2021년 2위(35억6101만 달러)로 내려앉은 데 이어 올해 누적 수주액은 3위(24억3517만 달러)로 집계되며 다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초 러시아에서 따낸 대규모 화공플랜트 프로젝트(한화 약 1조3721억 원)을 바탕으로 1위 자리에 올랐으며, 상반기까지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하지만 하반기에 들어 삼성물산에 1위 자리를 내줬다.
7월에는 수주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Feed(기본설계) to EPC(설계‧조달‧공사) 전략을 바탕으로 말레이시아에서 8900억 원 규모의 대형 가스 플랜트를 수주했지만, 선두 자리를 되찾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어 최근에는 현대엔지니어링에도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다만 현대엔지니어링과 격차가 크지 않아, 순위 변동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는 상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누적 수주액은 24억889만 달러로, 삼성엔지니어링(24억3517만 달러) 대비 4972만 달러 높다.
연말까지 수주 확대가 기대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중동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화공플랜트 수주가 예상되고 있다. 요르단 리파이너리, 인도 석유화학, 카타르 석유화학 등의 추가 해외수주가 기대된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