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미등기임원이 임원 직급 도입 1년만에 60% 증가한 반면, 이들의 평균 보유주식은 36%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카카오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카카오의 미등기임원은 16명으로 집계됐다. 카카오가 처음으로 미등기임원을 선임한 2021년 10월 1일의 10명보다 6명 늘었다. 사내이사는 지난해와 동일한 3명으로, 사내이사와 미등기임원을 합친 상근임원은 지난해 10월 1일 13명에서 19명으로 증가했다.
카카오는 회사 설립 이후 수평적 조직문화를 강조하며 상법상 필수임원(등기이사·사외이사) 외에 미등기임원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기업 규모 확대로 조직화·체계화 요구가 커지면서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권한과 책임을 가진 미등기임원을 선임했다.
카카오의 첫 미등기임원 중 강형석 디자인부문장, 권대열 CDR랩장, 김연지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 배재현 투자거버넌스총괄, 이종원 광고사업부문장, 이희국 최고정보보호책임자 등 6명이 현재 미등기임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나머지 10명은 이후 새로 선임됐다.
카카오 미등기임원의 평균 보유주식은 1년 새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10월 미등기임원의 보유주식은 평균 8266.1주였으나 현재 미등기임원이 보유한 주식은 평균 5295.2주로, 2970.9주(35.9%) 감소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10명의 미등기임원 중 8명이 카카오 주식을 갖고 있었으나 현재는 16명 중 11명이 주식을 소유해 주식 보유 미등기임원 비율이 80%에서 68.8%로 낮아졌다.
이처럼 카카오 미등기임원의 평균 보유주식과 주식 소유 미등기임원 비율이 감소한 것은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일부 기업들의 모습과는 다른 양상이다. 카카오그룹 계열사인 카카오뱅크도 지난 10월 임원 12명이 자사주 5만685주를 매수했다.
현재 카카오 미등기임원 중 강형석 디자인부문장이 가장 많은 주식(2만8900주)을 보유하고 있고, 이종원 광고사업부문장이 2만2500주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미진 신사업부문장도 비교적 많은 주식(1만1600주)을 보유했다.
반면, 이희국 최고정보보호책임자 등 5명은 카카오 주식이 없고, 배재현 투자거버넌스총괄 등 3명은 100주 미만의 주식을 갖고 있다.
지난 1년 새 카카오의 여성 임원은 크게 늘었다. 지난해 10월 여성 임원이 1명으로, 미등기임원 중 여성 비율은 10.0%였다. 현재는 여성 임원이 5명으로 비중이 31.3%로 상승했다.
첫 미등기임원 선임 당시 유일한 여성 임원인 김연지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 권미진 신사업부문장, 송지혜 카카오&마케팅사업부문장, 황유지 다음사업부문장이 임원이 됐다. 또 지난 10월 이효진 카카오 커머스 CIC 공동 CEO가 임원진에 합류했다.
카카오 미등기임원의 평균 연령은 지난해 46.6세에서 올해 46.3세로 소폭 낮아졌다. 이효진 카카오 커머스 CIC 공동 CEO가 39세로 미등기임원 중 가장 나이가 적고, 권대열 CDR랩장이 54세로 가장 많다. 16명의 미등기임원 중 13명이 40대로 집계됐다.
평균 재직기간은 2021년 선임 당시 7년에서 올해 10월 현재 6년으로 1년 짧아졌다. 2014년부터 2018년 사이에 입사한 미등기임원이 12명으로 전체의 75.0%를 차지했다. 2014년은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이 합병한 해로, 이 때부터 4~5년에 걸쳐 합류한 인재들이 현재 카카오 임원진의 본류 역할을 하고 있다.
재직기간이 가장 긴 미등기임원은 김연지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로, 카카오와 합병한 다음 재직기간을 합쳐 22년이다. 2000년에 다음에 입사해 한메일, 다음 카페·블로그, 다음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에 참여했고, 현재 카카오 개인정보보호실을 총괄하고 있다.
반면, 송지혜 카카오&마케팅사업부문장, 남기웅 공동체인사지원실장과 조한상 크루지원그룹장은 재직기간이 2년 미만이다. 송지혜 카카오&마케팅사업부문장은 야후코리아,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 휴젤 전략본부장을 거쳐 지난해 9월 카카오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10월 합류한 남기웅 공동체인사지원실장은 삼성SDS, 네이버, 넥슨을 거쳐 코칭엔 대표 등을 역임했다. 조한상 크루지원그룹장은 핸디소프트, 네이버, 넵튠을 거쳐 지난 1월 카카오에 합류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