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이 올해 CAPEX 규모를 전년 대비 5배 가량 늘린다. 샤힌 프로젝트를 본격화함에 따른 것이다. 다만, 최근 석유화학 사업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수익성 개선은 미지수다.
24일 데이터뉴스가 에쓰오일의 실적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기업의 올해 CAPEX(자본적 지출) 규모는 2조791억 원으로 계획됐다. 2022년(4190억 원) 대비 396.2% 증가한 수치다.
CAPEX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샤힌 프로젝트다. 1조4833억 원으로, 전체 투자금 가운데 70% 가량을 차지한다. 에쓰오일은 올해를 샤힌 프로젝트의 원년으로 잡고, 전사적으로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석유에서 화학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18년 말에는 5조 원을 들인 복합석유화시설 RUC/ODC 프로젝트의 상업가동을 시작했다.
2차 석유화학 프로젝트인 샤힌 프로젝트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연간 180만 톤 규모의 에틸렌 등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스팀 크래커를 건설하는 작업이다. 9조 원이 투입될 예정인데, 이는 에쓰오일 창사 이래 최대 투자금이다.
샤힌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전체 생산물량 중 석유화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25% 수준까지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 석유화학과 윤활유 등 비정유사업으로 확대하면서 시황의 영향을 받는 정유 사업의 비중을 줄일 계획이다.
다만 최근 들어 석유화학 시황이 불안정해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연간 영업이익이 -489억 원으로, 2021년(2438억 원) 대비 적자전환됐다. 해당 사업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스프레드 악화에 영향을 받았고,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크게 뛰어오른 가운데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이중고를 겪었다.
샤힌 프로젝트 외 항목 가운데서는 공정개선 및 유지보수에 가장 많은 금액을 사용할 계획이다. 4516억 원으로, 올해 투자액(2720억 원) 대비 66.0% 늘린다. 이어 마케팅 관련 투자금을 391억 원에서 600억 원으로 53.5% 증가시킨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