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가 업황 개선에 힘입어 수주 잔량(인도 기준)을 늘리고 있다.
27일 데이터뉴스가 조선업계 주요 기업(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의 월별 IR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6월 말 수주잔량은 1264억 달러로 집계됐다. .
이번 수주잔량은 인도 기준(수주계약을 맺은 뒤 선주에 인도하지 않은 물량)으로 조사했다.
조선업계는 호황에 힘입어 최근 몇 년간 일감 확보에 힘썼다. 이에 수주잔량 역시 증가세다. 6월 말 수주잔량은 전년 말(1205억 달러)과 전년 동기(1117억 달러)와 비교하면 4.9%, 13.2%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약 3~4년치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는 과거 업황 당시 따놓은 저가 수주로 인해 이익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풍부한 수주잔량을 바탕으로 선별적 수주에 나섬으로써 향후 경쟁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LNG(액화천연가스)선 등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에 나설 예정이다.
기업별로는 HD한국조선해양의 수주잔량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6월 말 675억 달러의 수주를 확보했다. 전년 말(595억 달러) 대비 13.4% 증가했다. HD현대중공업의 잔량이 385억 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현대삼호중공업이 199억 달러, 현대미포조선이 90억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3사의 수주 잔량 중 차지하는 비중도 상승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3개 기업이 확보한 수주잔량 중 53.4%가 HD한국조선해양 몫이다. 전년 동기(49.4%) 대비 4.0%p 늘었다.
삼성중공업도 2022년 6월 말 292억 달러→12월 말 295억 달러→2023년 6월 말 305억 달러로 꾸준히 늘고 있다. LNG선이 전체 수주잔량의 62%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컨테이너선(18%), 유조선(7%), 시추설비(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화오션은 홀로 전년 말 대비 수주 잔량이 줄었다. 2022년 12월 말 315억 달러에서 2023년 12월 말 285억 달러로 9.7% 줄었다. 전년 동기(287억 달러)와 비교해도 0.8% 소폭 감소했다.
한편, 조선업계는 수주 확대를 기반으로 수익성 상승이 기대된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1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2017년 3분기 이후 22분기 만의 흑자 전환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흑자를 달성했지만,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적자 전환됐다. 한화오션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