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롯데그룹의 편입 후 첫 걸음부터 고비를 맞았다. 편입과 함께 모회사인 롯데케미칼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하며 부담을 키웠다.
2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76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498억 원) 대비 84.7% 감소했다.
2015년(60억 원) 이후 8년 만에 상반기 영업이익이 100억 원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 상반기 12.8%였던 영업이익률도 2.1%로 급락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동박 생산업체 중 생산능력 1위를 기록했다. 동박은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핵심 소재로, 구리를 얇게 펴 만든 막이다. 음극재를 감싸 전류를 흐를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올해 3월 최대주주가 롯데케미칼로 변경되면서 롯데그룹으로 편입됐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모회사인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사업 부진으로 인해 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미래사업으로 배터리 소재사업을 택하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를 결정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지난해까지 성장을 이어온 터라 본격적으로 실적이 반영되는 올해 2분기부터 롯데케미칼의 성장세가 기대됐다. 하지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올 들어 수익성 부진을 겪으며 오히려 부담을 키웠다.
롯데그룹으로 편입된 2분기 들어 영업이익이 더 큰 폭으로 악화됐다. 2022년 2분기 252억 원에서 올해 2분기 2023년 15억 원으로 94.0% 급감했다.
이에 대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배터리사들이 공장 증설 시기 지연 등으로 물량을 조절했고, 외화손실 등 일회성비용이 반영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다른 동박 생산기업들도 올 들어 영업이익 하락을 겪고 있다.
SKC의 이차전지 자회사 SK넥실리스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7억 원(별도 기준)으로, 전년 동기(543억 원) 대비 98.7% 감소했다. 솔루스첨단소재도 상반기 동박·전지박부문 영업손실이 447억 원에 달해 지난해 상반기(영업손실 265억 원)에 비해 손실폭이 크게 늘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