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늦게 출발한 클라우드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드는데 성공한 삼성SDS가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한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클라우드에서와 같은 실기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데이터뉴스가 삼성SDS 실적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클라우드 사업에서 854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5217억 원)보다 63.8% 증가한 수치다.
당초 삼성SDS는 경쟁사들에 비해 클라우드 대응이 한 발 늦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2021년만 해도 클라우드 사업에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황성우 삼성SDS 대표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클라우드 전환의 큰 흐름을 따라잡지 못했다”며 “늦었지만 아직 기회가 있다고 보고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전후해 삼성SDS는 황성우 대표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경쟁력을 높이데 집중했다.
삼성SDS는 지난해 CSP(Cloud Service Provider) 사업과 MSP(Managed Service Provider) 사업을 고르게 성장시키며 클라우드 사업에서 매출 1조1627억 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클라우드 사업 매출 2조 원 돌파 여부가 주목된다.
이 회사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AI 분야에서 클라우드와 실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한 발 앞서 전력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리얼 서밋 2023’에서 생성형 AI를 통해 기업의 업무 생산성을 폭발적으로 향상시키는 ‘하이퍼오토메이션(HyperAutomation)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지적 작업을 자동화하는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Brity Copilot)’, 클라우드 시스템에 생성형 AI 결합을 가속화하는 플랫폼 ‘패브릭스(FabriX)’를 발표했다. 이들 솔루션은 오픈AI의 ‘챗GPT’,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등 기업이 원하는 다양한 거대언어모델(LLM)과 결합할 수 있고, 보안이 필요한 기업 고객에게는 프라이빗 시스템을 구축해 제공한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영상회의 회의록을 작성하고 실행방안을 도출해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는 등 생성형 AI를 활용해 다양한 작업을 자동화하는 솔루션이다. 시범 적용 결과, 개발자의 개발속도가 30% 향상됐고, 성능 검증속도가 2배 빨라졌으며, 운영 업무 문서 작성시간이 75% 줄었고, 고객 요청사항 대응 처리 자동화율 60%를 달성했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패브릭스는 대규모 LLM을 기업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보안을 적용해 연결시켜주는 솔루션이다. 다양한 데이터, 지식 자산, 업무 시스템 등 기업의 IT 자원을 생성형 AI와 연결해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다.
황성우 대표는 “LLM은 변동성이 많은 인간 언어를 잘 이해하기 때문에 기존에는 할 수 없었던 오피스 업무의 진정한 하이퍼오토메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길을 열어줬다”며 “삼성SDS 임직원들은 이미 생성형 AI를 활용해 업무 지식을 축적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여정을 시작했다.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도입하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hones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