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해외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동남아시아 진출을 본격화하며 규모 확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1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50조5181억 원의 자산과 183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자산은 전년 동기(39조5826억 원) 대비 27.6%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238억 원)보다 48.5% 상승했다.
카카오뱅크는 향후 규모와 실적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0일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인 슈퍼뱅크(PT Super Bank Indonesia)에 10%의 지분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카카오뱅크의 첫 해외투자로, 그랩과의 동남아시아 사업 협력에 대한 파트너십의 일환이다.
그랩은 동남아시아 8개국에서 모빌리티, 배달, e-월렛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인 동남아 최대 슈퍼앱이다.
슈퍼뱅크는 그랩과 싱가포르텔레콤의 컨소시엄(최대주주)과 현지 1위 미디어 기업 엠텍으로 주주 구성이 돼있다. 이 구성에 카카오뱅크가 합류하는 것이다.
슈퍼뱅크는 다양한 산업 생태계의 주목을 받는 인도네시아 금융 기대주로 꼽힌다. 이 디지털은행은 이르면 연내 또는 내년 1분기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 및 사용자경험(UX) 혁신 및 상품, 서비스 기획 등 여수신 상품 및 서비스 기획과정을 함께 하며 'K-모바일 금융기술 역량 세계화'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세계은행(WB)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7000만 명으로 세계 인구 4위 국가이지만, 15세 이상 인구의 절반 가량이 은행 계좌를 갖고 있지 있지 않다. 반면, 코트라(KOTRA)에 따르면, 휴대폰 보급률이 10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돼 인도네시아에서의 디지털 뱅킹 성장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전략적인 서비스 제휴 및 기술 협력을 통해 '글로벌 디지털뱅크 네트워크 구축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다양한 기회를 모색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또 지난 6월 태국 3대 금융지주사인 SCBX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태국 인터넷은행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컨소시엄을 통해 초기 20%의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태국 중앙은행은 지난달 국내 인터넷은행들을 방문해 인터넷은행의 혁신과 성장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이 가상은행 제도 도입을 추진하는 태국 중앙은행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고, 금융당국 또한 한국-태국 간 금융협력에 적극적인 것에 비춰보면 카카오뱅크의 태국은행 진출은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은 내년 초로 예상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슈퍼뱅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동남아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사업 경험을 축적해 글로벌 역량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향후 활동범위 확장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언급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