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이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처음으로 여성 대표이사를 선임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이 회사 이사회의 절반이 여성 이사로 구성될 예정이다. 사외이사는 60%가 여성이다. 국내 대부분의 기업 이사회가 남성 중심인 가운데 매우 드문 이사회 구성이다. 포털 부문 경쟁사 네이버도 2명의 사내이사가 모두 여성이라는 흔치 않은 이사진을 구성하고 있다. 다만, 네이버는 사외이사가 모두 남성이다.
1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주총회 소집공고와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달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확정될 이사진은 카카오가 8명, 네이버가 7명이다.
두 회사 이사회는 다양성 측면에서 카카오가 앞선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기존에 7명인 이사회 멤버를 8명으로 늘린다. 정신아 대표이사 내정자를 포함해 권대열 CA협의체 ESG위원장, 조석영 CA협의체 그룹준법경영실장이 사내이사 선임안이 주총에 상정됐다.
또 차경진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와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시 사장을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카카오는 5명의 사이외사 중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박새롬 울산과학기술원 산업공학과 조교수, 차경진 교수 등 3명이 여성이다. 국내 기업 중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더 큰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사내이사를 포함한 이사진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정신아 대표이사 내정자를 포함해 여성 이사가 절반을 차지한다.
네이버는 최수연 대표이사와 채선주 대외/ESG정책 대표 등 2명의 사내이사가 모두 여성이다. 다만,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 이사진의 나머지 5명이 모두 남성이다.
두 회사는 이사회 의장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고 있다. 반면, 네이버는 기타비상무이사가 의장을 맡고 있다.
네이버는 휴맥스를 창업한 1세대 벤처기업가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대표가 이사회 의장이다. 네이버 기타비상무이사인 변 의장은 지난해 3월 재선임돼 일단 2026년 주총까지 9년 동안 네이버 이사회를 이끌 예정이다.
네이버의 사외이사는 지배구조·회계·금융 전문가로 구성됐다. 네이버는 오는 26일 주총에 변재상 전 미래에셋증권 대표, 이사무엘 인다우어스 공동창립자 등 2명의 외부 기업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이들은 금융 및 투자 전문가다.
네이버 관계자는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경영 측면에서 전문성, 네이버에 대한 이해도를 고려해 후보로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이사회 의장은 윤석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윤애코 대표인 윤 의장은 재무와 회계 전문가다. 나머지 사외이사는 미디어광고 ·법률·IT 분야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한편, 카카오는 오는 28일로 예정된 주총에 정신아 대표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건만 상정했다. 정 내정자는 현재 카카오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지난달 배제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사내이사에서 자진 사임해 이번에 물러나는 홍은택 현 대표를 포함해 이사 2명 줄어든다.
카카오 측은 “이사 선임 관련해서는 추후 공시할 예정이며,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김민지 기자 hoens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