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그룹이 카카오에 이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게임즈 신임 대표를 내정하는 등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인물을 중심으로 그룹 전반에 위기를 돌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핵심 계열사의 대대적인 CEO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가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신임 대표로 내정한데 이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게임즈도 대표를 교체한다.
카카오엔터는 김성수·이진수 공동대표 체제에서 권기수·장윤중 공동대표로 전환한다.
김성수 공동대표는 카카오엔터를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그는 유명 연예인뿐 아니라 이들과 함께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타 연출자, 작가, 제작사까지 끌어모았다. 2020년에는 앵커에퀴티파트너스의 유수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21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진수 공동대표는 포도트리를 창업해 성공시키고, 카카오그룹의 웹툰 콘텐츠 서비스를 성장시킨 주역이다.
카카오엔터는 사법리스크와 내홍 등 여러가지 논란 속에서 김성수·이진수 공동대표 체제를 버리고 인적쇄신을 단행했다는 평가다.
권기수·장윤중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는 쇄신TF장을 맡아 공식 취임 전까지 실질적인 쇄신을 위해 필요한 과제를 점검하고 시스템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권기수 내정자는 재무통으로 사업 안정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2013년 다음커뮤니케이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하고 카카오M 경영지원총괄을 거쳐 현재 카카오엔터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음악컨텐츠부문장을 담당하고 있다.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의 합병 당시 CFO를 담당하면서 경영 전반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장윤중 내정자는 2021년 카카오엔터에 합류한 이래 글로벌 사업을 주도하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카카오엔터의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카카오엔터 글로벌전략책임자(GSO)로 북미법인 대표와 SM엔터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를 겸하고 있다.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대표를 지낸 글로벌 음악산업 전문가이기도 하다. 카카오엔터는 신임 공동대표를 통해 글로벌에 더욱 집중해 IP, 기획 제작 유통을 아우르는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왼쪽부터)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 권기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내정자, 장윤중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내정자,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 내정자 / 사진=카카오
카카오게임즈는 조계현 대표의 임기 만료와 함께 한상우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조계현 대표는 네오위즈게임즈 퍼블리싱사업부 부사장을 거쳐 2016년 카카오게임즈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21년 12월부터는 단독대표로 카카오게임즈를 이끌었다.
국내 게임회사에서 경력을 키운 조 대표와 달리 한성수 내정자는 네오위즈 중국 법인 대표를 시작으로 텐센트코리아 대표를 거쳐 카카오게임즈에 합류했다.
한상우 내정자는 20년 이상 해외사업 경험과 국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2018년 카카오게임즈의 글로벌 사업을 맡았다. 그는 게임 시장과 글로벌 사업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을 바탕으로 카카오게임즈의 국내외 투자 및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등을 추진하며 카카오게임즈의 성장 및 글로벌 진출을 이끌어왔다.
한상우 내정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는 데 주력하며,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으로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그룹은 이후에도 주요 계열사의 CEO 교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지난해 12월 임직원 대상 행사에서 “카카오는 근본적 변화를 시도해야 할 시기에 이르렀다”며 “새로운 배, 새로운 카카오를 이끌어 갈 리더십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관련업계에서는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를 포함해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 권기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 문태식 카카오 VX 대표의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민지 기자 hones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