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의 중국 실적이 급감하고 있는 반면 미국 실적이 급증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수년간 중국 시장에서 잃은 돈 이상을 미국 시장에서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디스플레이의 연결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19년 중국의 매출은 8조87억 원에서 지난해 1조7125억 원으로 78.6% 감소했다. 반면 미국은 2019년 9조462억 원에서 지난해 16조9895억 원으로 87.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에 중국이 25.9%, 미국 29.2%으로 대등한 수준을 보였지만, 격차가 매년 벌어져 지난해 중국은 5.5%, 미국은 54.9%로 집계됐다.
삼성디스플레이의 2019년 최대매출처 중 하나이던 중국은 이듬해부터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6조115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6% 감소했다.
중국 매출은 2021년에 6조7855억 원으로 늘었지만, 2022년 다시 4조5906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4% 줄었다. 특히 지난해는 전년 대비 62.7% 하락한 1조7125억 원에 그쳤다.
반면, 미국은 2022년까지 매년 증가했다. 미국 매출은 2020년에 전년 대비 31.1%, 2021년에 23.7%, 2022년에 20.2% 성장하며 17조6384억 원을 찍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7% 감소했다.
업계에선 삼성디스플레이의 중국 매출이 급감한 원인으로 중국과 미국의 무역 분쟁으로 인한 중국의 자국 제품 선호 증가를 꼽았다.
일례로 삼성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고객사 중 하나인 애플의 중국 내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중국 매출이 208억 달러로, 전년(239억 달러) 대비 13.0% 감소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로부터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진 중국 기업인 BOE, 티엔마 등의 저가형 OLED 패널 생산량 확대 또한 중국 내 삼성디스플레이의 입지가 줄어든 원인으로 풀이된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43%로, 전년(56%) 대비 13%p 하락했다. 반면 BOE는 15%로, 전년(12%) 대비 3%p 상승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매출 감소를 미국에서 상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매출 증가의 주된 요인으로 애플 내 삼성디스플레이의 물량 비중 확대를 꼽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애플 ‘아이폰15’의 OLED 패널 초기 물량을 선점했다. 당초 패널을 공급하기로 한 BOE가 품질 문제로 승인받지 못했고, LG디스플레이의 부품 양산 지연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물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