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현장에서 석유화학 시설물의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 사진=에쓰오일
에쓰오일은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인 9조2580억 원을 투자하는 샤힌 프로젝트의 EPC(설계, 구매, 건설) 공사가 55%를 넘기며 2026년 상반기 준공을 향해 달리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내년 하반기 상업 가동 이후 에틸렌(180만 톤), 프로필렌(77만 톤), 부타디엔(20만 톤), 벤젠(28만 톤)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며, 이 중 에틸렌을 원료로 플라스틱을 비롯한 다양한 합성소재 생산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LLDPE 88만 톤, HDPE 44만 톤)을 자체 생산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원가 경쟁력과 에너지 효율을 높인 신규 석유화학 설비에서 생산한 기초유분을 국내 석유화학 다운스트림 업체들에게 주로 배관을 통해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신규 배관망 등 물류 관련 인프라 구축공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에쓰오일과 울산∙온산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석유화학 기업들간 안정적인 원료공급을 위한 장기협약도 체결되고 있다.
에쓰오일은 해외 시장의 대규모 신∙증설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샤힌 프로젝트가 다양한 유도품(파생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석유화학 다운스트림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를 기반으로 석유화학 기업들의 신∙증설 및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다운스트림 업체들에게 적시에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함으로써 밸류체인 내 운송비 절감효과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경쟁력 있는 석유화학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장기적인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샤힌 프로젝트는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에쓰오일 울산 콤플렉스(Complex)에 인접한 약 48만 평방미터의 부지에 TC2C(원유를 직접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시설), 스팀 크래커(에틸렌 생산시설), 저장 설비 등을 건설 중이다. 또 울주군 당월지역 약 40만 평방미터 부지에 스팀크래커에서 생산한 에틸렌을 원료로 고부가가치의 폴리머 제품을 생산하는 폴리머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TC2C는 에쓰오일의 모회사인 사우디 아람코의 원천기술로 개발됐으며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최초 상업 가동 예정이다. 원유 등의 원료를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신규 분리 및 촉매 기술을 적용해 정제하고, 석유화학 원료용 유분의 수율이 기존 설비에 비해 뛰어난 신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는 라이선스 공정 설계(Process Design Package) 과정에서 다양한 절감 아이디어를 반영해 에너지 효율성이 가장 높은 에너지 강도 지수 1분위(업계 상위 25%)를 달성해 탄소 배출을 줄이도록 했다.
에쓰오일은 에너지 효율 제고와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150MW 규모의 천연가스 자가발전 시설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발전 시설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전량 샤힌 프로젝트 시설 가동용으로 공급해 운영 안정성과 비용 절감 효과를 높이고, 공장의 전기수요 상황에 따라 유연한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자가 발전시설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배기가스를 대기 중으로 바로 배출하지 않고 폐열 회수 보일러를 통해 회수, 고압스팀을 생산해 공장 운전용으로 재활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기존 스팀 생산 보일러의 운전을 줄일 수 있게 돼 공장에서 직간접적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의 에너지 저감 및 탄소저감 신기술, 운영 효율성 수준을 고려하면 국가경제의 중추역할을 담당해온 중화학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근원적 경쟁력을 제고하는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