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업계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해외 패션 수입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히 상품을 유통하는 수준을 넘어 브랜드 판권 확보를 통해 상품 소싱과 판매 주도권을 갖추고, 외부 유통 채널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이다.
4일 데이터뉴스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 홈쇼핑 업계서 해외 패션 수입 사업을 선도한 곳은 롯데홈쇼핑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이탈리아 친환경 브랜드 ‘우프웨어(WOOVWEAR)’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입 패션 사업에 뛰어들었다.
프랑스 시계 브랜드 ‘랩스(LAPS)’, 캐주얼 브랜드 ‘플로트(FLOAT)’, 아웃도어 브랜드 ‘에이글(AIGLE)’ 등 총 7개 브랜드의 독점 판권을 확보하며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온라인몰뿐 아니라 MZ세대가 모이는 팝업스토어, 롯데백화점 매장 등으로 유통 채널을 다각화하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났다. ‘우프웨어’는 대표 프로그램 ‘최유라쇼’ 첫 방송에서 주문액 10억 원을 기록했고, ‘랩스’ 시계는 방송 30분 만에 1700세트가 판매돼 5억 원 이상의 주문액을 올렸다.
신세계라이브쇼핑도 최근 가세했다.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기라로쉬(Guy Laroche)’의 국내 단독 라이선스를 확보하며 수입 패션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방송 판매뿐만 아니라 자사몰과 백화점 유통망을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패션은 마진율이 높고, 브랜드력과 고객 충성도를 동시에 확보하기 용이하다는 점에서 홈쇼핑사의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 전반은 최근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TV 시청률 하락과 송출 수수료 부담, 이커머스와의 경쟁 등으로 장기간 침체됐지만, 최근에는 독점 콘텐츠 강화, 모바일 중심의 판매 전략, 라이브커머스 확대 등을 통해 매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패션·뷰티·건강기능식품 등 고마진 카테고리에 집중하며 수익성 제고를 꾀하는 추세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롯데홈쇼핑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상승했다. 현대홈쇼핑과 CJ온스타일도 실적이 개선되며 시장 전반에 온기가 돌고 있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