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홈시스, 해외 법인 3곳 '완전 자본잠식' 장기화

싱가포르 법인 자본 2억→ -54억…인도법인 출범 이후 만년 적자, 미국 법인 작년 대규모 손실에 자본 마이너스로


쿠쿠홈시스가 말레이시아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안착시켰지만, 타 지역에서는 난항을 겪고 있다. 해외법인 3곳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쿠쿠홈시스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싱가포르, 인도, 미국 법인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 기여도 역시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자본잠식은 기업을 운영하면서 생긴 적자로 자기자본이 감소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중에서 완전 자본잠식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상태를 뜻한다.

쿠쿠홈시스는 6월 말 기준 말레이시아, 인도, 미국에 렌탈 및 상품 판매 목적의 법인을, 싱가포르에 상품 판매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해외 법인 매출은 전체의 38.6%(2184억 원)를 차지했는데, 이 가운데 말레이시아 법인이 89.5%(1955억 원)를 담당했다.

말레이시아 법인이 사실상 해외 실적을 견인하는 셈이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82억 원에 달하며, 자본도 3393억 원으로 안정적이다. 반면 다른 해외 법인들은 설립 이후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완전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싱가포르 법인은 2016년 출범 이후 적자가 누적되며 2017년부터 자본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첫 순이익을 내며 자본이 -54억 원으로 소폭 개선됐으나,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 비중도 0.2%(12억 원)에 불과하다.

2018년 진출한 인도 법인은 한번도 순이익을 내지 못했고, 2021년부터 완전 자본잠식에 들어갔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은 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으며, 자본은 -27억 원으로 감소했다.

미국 법인은 2019년 설립됐다. 2023년에는 자본이 14억 원까지 늘었으나, 지난해 65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자본이 -17억 원으로 전환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적자 3억 원을 내며 자본은 -19억 원으로 더 줄었다.

쿠쿠홈시스의 과제는 부진한 해외 법인 정상화다. 지난해 1분기 회사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인도네시아 법인을 지주사 쿠쿠홀딩스에 매각하며 손실 부담을 덜었다. 현재 싱가포르·인도·미국 법인의 상황이 장기화되는 만큼, 유사한 대응책 마련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쿠홈시스 관계자는 "미국에서 신규 투자나 계약이 증가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에 있고, (완전 자본잠식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며, "싱가포르 법인은 말레이시아 법인이 지분을 가졌고, 말레이시아 성장세로 상쇄가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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