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영 KT 차기 대표 앞에 놓인 세 가지 과제

통신 본업 경쟁력 강화, AI 전환 성과 창출, 지배구조 및 조직 신뢰 회복 방안 고민해야

[취재] 박윤영 KT 차기 대표 후보 앞에 놓인 세 가지 과제
KT가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사장을 확정했다. 급격한 AI 전환기 대응, 해킹 사고 수습, 지배구조 개편, 조직 신뢰 회복 등 풀어야 할 많은 과제를 맞닥뜨리게 된 박 후보는 현 CEO와는 다른 해법과 전략을 위해 더 치열한 고민이 요구된다.

KT 이사회는 지난 16일 박윤영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하고 내년 3월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박 후보는 주총 승인을 거쳐 KT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된다.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박 후보를 낙점한 것은 통신과 플랫폼을 아우르는 그의 사업 경험과 조직 장악력에 높은 점수를 준 결과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KT에서 30년 이상 주요 사업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통신 사업을 기반으로 B2B, 플랫폼 영역을 다양하게 경험하며 실적과 조직 관리 능력을 검증받았다. AI·클라우드 전환이 핵심 과제인 상황에서 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수익구조를 유지하고 확대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부각됐다.

CEO 교체기마다 외풍 시비를 겪은 KT가 ‘정통 KT맨’을 앞세워 논란을 최소화하고 조직 안정과 성장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KT는 반복되는 CEO 리스크와 지배구조 논란으로 조직원들의 피로와 사기 저하가 심화된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빠르게 조직을 수습하고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박 후보가 CEO로서 해결해야 할 우선 과제는 수익성 강화다. 

KT는 가입자 수와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모두 안정적이지만, 성장세는 정체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AI 등 신사업 추진의 필요성과 맥을 같이 한다. 

이미 통신 3사 모두 통신 위주의 수익구조에서 AI 비즈니스, B2B 솔루션, 플랫폼·서비스 모델로 확장하고 있다. KT 역시 김영섭 대표 체제에서 AICT를 내걸고 마이크로소프트를 협력 파트너로 AI 전략을 진행했다. 

하지만, 가시적인 실행력과 수익화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AI·클라우드 경쟁력 강화와 수주 확대를 통한 실적이 요구되고 있다. 

시점상 가장 시급한 이슈는 무단 소액결제·개인정보 유출사태 수습 속도를 높이고 보안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고객 보상안을 확정하고, 재발 방지대책과 함께 떨어진 고객 신뢰를 되돌리기 위한 방안이 요구된다.

지배구조와 조직 신뢰 회복 역시 큰 과제다. 우선 CEO 리스크 반복으로 흔들린 내부 신뢰를 회복하고, 이사회와 경영진 간 역할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임기 내내 조직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낙하산식 외부 인사 영입은 조직 사기를 떨어뜨리는 악재임에도 그동안 계속 문제를 일으켰다. 확실한 절연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김영섭 대표 체제에서 진행된 대규모 희망퇴직과 구조조정의 상처 치유 역시 선결 과제로 꼽힌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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