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을문 서린바이오사이언스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215회 영림원CEO포럼에서 축시를 낭독하고 있다. / 사진=영림원소프트랩
“숫자는 기업의 언어이지만 사람은 기업의 심장이며, 기술은 미래를 열지만, 가치는 그 미래를 지킵니다.”
지난 2일 아침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215회 영림원CEO포럼에서 황을문 서린바이오사이언스 회장이 포럼 시작에 앞서 단상에 올랐다. 직접 쓴 축시를 낭독하기 위해서였다.
2005년 10월 ‘다산&영림원 CEO포럼’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돼 21년간 매월 한 번도 빠짐 없이 열려온 이 포럼에서 20년 가까이 함께해 온 고객사 경영자가 감사와 성찰의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황 회장은 “215번의 아침은 단순한 시간이 아니라 경험이 축적된 지혜의 연대기”라며 포럼의 의미를 짚었다. 이어 CEO·CFO·CIO가 각기 다른 역할을 맡고 있지만 결국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동일한 질문 앞에 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 답은 함께 배우고 나누는 과정 자체에 있다고 말했다.
서린바이오사이언스는 1984년 창업한 바이오인프라 기업이다. 시약·기기·분석장비 등을 공급하며 판교 코리아바이오파크에 본사를 두고 있다. ‘웃음경영’을 경영 키워드로 내세우는 이 회사는 직원 대다수가 웃음트레이너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고, 매일 두 차례 전원이 모여 웃음파티를 연다.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조직의 활력을 유지하는 장치로 자리잡았다.
영림원소프트랩은 1993년 창업한 국내 전사적자원관리(ERP) 1세대 기업이다. 33년간 기업용 소프트웨어 한 길을 걸으면서 기술과 함께 ‘질문문화’를 조직 운영의 핵심에 놓아왔다.
권영범 대표와 직원들의 독서토론, 직급에 상관없는 수평적 체계, 내면 성찰 앱 ‘에버온사람’, 익명 질문 앱 ‘에버레스크’가 이 회사의 문화 인프라다. 영림원은 이런 경험을 외부에 전파하는 사업화도 시작했다.
서린바이오사이언스는 2007년부터 20년 가까이 영림원의 ERP를 사용해 온 고객이다. 그러나 두 회사의 접점은 기술 솔루션에 그치지 않는다. 바이오 1세대와 소프트웨어 1세대가 각각 42년, 33년 동안 한 분야를 지켜올 수 있었던 바탕에는 공통된 전제가 있다.
혁신의 출발점을 기술이 아닌 ‘사람’에 두고, 수평적 소통과 배움을 조직의 근력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웃음’과 ‘질문’이라는 표현은 다르지만, 두 회사 모두 사람이 곧 경쟁력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황 회장은 축시의 마무리에서 질문과 배움을 강조했다.
“리더의 삶은 정답을 찾는 여정이 아니라 질문을 포기하지 않는 여정입니다. 변화는 더욱 빨라지고 세상은 더욱 복잡해지겠지만 배움을 멈추지 않는 리더는 결코 길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