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무기한 선물, 예측시장 등으로 금융혁신의 길 갈것”

미국 파생상품 규제총수 마이클 셀리그 CFTC 위원장, 이코노미스트에 유럽 비판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미국은 어제의 시장을 위해 설계된 금융규제는 수입하지 않는다”.

글로벌 파생상품 시장을 관할하는 마이클 셀리그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 위원장이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이같은 내용을 최근 기고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의 1200조 달러(약 170경 280조 원)에 달하는 파생상품 규제 미국 최고 책임자는 이 기고에서 ‘혁신 중심 규제’를 내세우며 유럽 등 국제사회의 보수적 규제 기조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금융 시장의 미래는 한계를 밀면서도 시장 무결성을 보존하려는 의지를 가진 이들이 갖게 될 것”이라며 “미국은 글로벌 황금표준(gold standard)으로 남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비트코인, ‘무기한 계약’ 승인으로 주류 편입
셀리그 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CFTC 규제 하 비트코인 선물 출시가 가상화폐를 주류 금융으로 끌어들인 결정적 계기였다고 평가했다. 당시 사실상 전무했던 상장지수상품(ETP)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현재 120만 개 이상으로 급증했다. 

트럼프 2기에는 더 나아가, 고정 만기일 없이 자금 조달 비율로 가격을 맞추는 ‘무기한 계약(perpetual)’을 처음으로 선물 계약으로 승인했다. 이와 함께 CFTC는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위한 연방차원의 틀을 마련한데 이어, 규제된 스테이블코인을 파생상품 거래 담보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셀리그 위원장은 “미국 파생상품 시장이 황금표준으로 불린 안전성과 무결성을 유지하면서 시장 인프라를 현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4시간 금 선물 거래 개시…“시장은 잠들지 않는다”
CFTC의 혁신은 가상화폐를 넘어 전통 자산으로 확장되고 있다. 지난 7월 초 시카고 상품거래소(CME)는 미국 최초로 24시간 금 선물 거래를 이달 말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셀리그 위원장은 “뉴욕과 시카고 거래소 현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소리치던 시대, 컴퓨터 화면 기반 거래 시대도 지났다”며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이 수천 배 빠르게 움직이는 자율적 생태계가 도래했다”고 설명했다. CFTC는 비 가상화폐 자산의 무기한 계약 개발 가능성도 시장과 논의 중이다.

미국, 예측시장 두고 유럽과 ‘도박’ 논란중
가장 큰 논쟁거리는 예측시장이다. 셀리그 위원장은 “예측시장이 2024년 트럼프 대 카멀라 해리스의 대선에서 유일하게 정확히 승리 예측을 했다. 미 연준 금리와 소비자물가지수(CPI) 예측에서도 전통적 추정치를 능가한다”며 “이는 정보 집계와 가격 발견의 강력한 도구”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상황이 정반대다. 지난 7월 유럽증권시장감독기구(ESMA)는 예측시장의 이벤트 계약이 소매 투자자 판매가 금지된 바이너리 옵션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랑스 도박규제청(ANJ)은 예측시장에 대한 접속 차단을 명령했다. 네덜란드는 주당 42만 유로(약 6억 8677만 1400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유럽 9개 금융 규제기관은 이 계약을 ‘하우스와의 내기’가 아닌 시장터의 거래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셀리그 위원장은 비판했다.

“美 시장 접근은 특권”…금융 패권 경쟁 본격화
셀리그 위원장은 “국경을 넘는 협력은 가치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깊고 신뢰받는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접근은 특권”이라며 국제 협정과 외국 거래소 등록을 미국 시장 이익에 맞게 재검토하겠다고 이코노미스트 기고문에서 밝혔다. 이는 금융 분야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를 관철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CFTC가 비트코인 무기한 계약을 선물로 분류한 것은, 기존 관행을 뒤엎은 파격”이라며 “미국이 가상화폐와 예측시장 등 신생 시장에서 규제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가 명백하다”고 해석했다. 

셀리그 위원장은 “철도와 항공, 인터넷과 전자 거래 시대에 미국이 혁신을 먼저 수용해 글로벌 표준을 만들었듯, 디지털 금융 시대에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은 자신들만의 길을 갈 자유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글로벌 황금표준으로 남을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를 통해 거듭 강조했다.

권선무 기자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