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욱 회장 이끄는 DL그룹, 기술협력 ‘발굴’ 넘어 ‘사업화’까지

DL이앤씨, 공모형 오픈이노베이션 넘어 공동 R&D부터 특허·인증·현장 적용·상품화까지 전 주기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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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욱 회장 이끄는 DL그룹, 기술협력 ‘발굴’ 넘어 ‘사업화’까지

▲DL이앤씨가 환기가전 전문기업 힘펠과 함께 만든 ‘디 사일런트 후드’ / 자료=DL이앤씨


DL그룹이 외부 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하며 기술 경쟁력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힘을 싣고 있다. 

29일 DL그룹에 따르면, 이해욱 회장이 이끄는 DL그룹의 주력 계열사 DL이앤씨는 중소기업과 전문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건설 현장에 접목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연구개발(R&D), 검증, 특허·인증 획득, 현장 적용과 상품화를 아우르는 기술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DL이앤씨의 기술협력은 특정 공모사업이나 단일 프로그램에 한정되지 않는다. 성과공유형 기술개발을 비롯해 중소·전문기업과의 공동 R&D, 오픈이노베이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외부 기술을 받아들이고 협업 범위를 넓혀왔다.

협력의 무게중심도 유망 기술을 발굴하거나 개념검증(PoC)을 진행하는 단계에서 실제 건설 현장에서 활용하고 사업화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협력기업의 기술과 DL이앤씨의 설계·시공 역량을 결합해 현장 적용 가능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양측이 함께 사업 성과를 만들어내는 구조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솔홈데코와 함께 개발한 ‘욕실용 건식벽체 방수시스템’은 이 같은 기술협력의 대표 사례다. 두 회사는 공동 R&D를 통해 기술 완성도를 높였으며, 개발된 시스템은 국토교통부 건설신기술 인증을 받았다. 현재 DL이앤씨의 주택 브랜드인 아크로와 e편한세상 현장에 해당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강남제비스코와의 협업도 기술개발에서 인증까지 이어졌다. DL이앤씨는 2021년부터 강남제비스코와 공동주택의 내구성을 높이는 페인트 개발을 추진했다. 연구개발을 거쳐 관련 특허와 기술인증을 확보했으며, 페인트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국토교통부 건설신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이해욱 회장 이끄는 DL그룹, 기술협력 ‘발굴’ 넘어 ‘사업화’까지

▲DL이앤씨가 강남제비스코와 개발하고 있는 공동주택 내구성 향상 페인트 개념도 / 자료=DL이앤씨


공동 R&D 결과물이 제품 판매로 연결된 사례도 나왔다. 환기가전 전문기업 힘펠과 함께 만든 ‘디 사일런트 후드’는 공동 기술개발 이후 제품화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지난해 약 1만9000대 판매되면서 외부 기업과의 기술협력이 실제 시장 성과로 연결되는 사례를 만들었다.

건설 분야 밖에서 활용되던 기술을 현장에 접목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DL이앤씨는 탱크테크가 보유한 선박 화재진압 기술에 건축 설계·시공 노하우를 결합해 세계 최초로 ‘건물용 전기차 화재진압 시스템’을 개발했다. 서로 다른 산업에서 축적된 기술을 융합해 기존 건설기술의 한계를 보완하고 새로운 솔루션을 확보한 사례다.

DL이앤씨는 협업을 통해 확보한 기술을 일부 프로젝트에 적용하는 데 머물지 않고 전사 표준기술로 확산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충분한 성능 검증을 거친 기술을 다수 현장에 적용하고, 나아가 외부 기업과 기관에도 공급해 공동사업으로 키우는 방식이다.

영신과 공동 개발한 AI 기반 ‘파일 관입량 자동측정 시스템(PAMS)’은 2022년 사내 표준기술로 채택된 이후 PHC파일을 설계한 전체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메이사와 개발한 드론 플랫폼 기반 토공·파일 공사관리 솔루션도 2023년 표준화됐다. 이후 적용 현장이 꾸준히 늘어 현재까지 70여 개 건설 현장에서 활용됐다. 성건엔지니어링과 함께 개발한 AI 기반 외벽 균열 탐지 솔루션 ‘크랙N 드론’ 역시 약 90개 현장에 투입됐다.

이들 기술은 DL이앤씨의 사업장에만 머물지 않고 외부로도 확산되고 있다. 다른 건설사를 비롯해 공공기관, 안전진단 전문기업 등으로 고객군을 확대하면서 협력기업과 DL이앤씨가 함께 사업화하는 모델로 발전하고 있다. 내부 현장을 신기술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한 뒤 검증된 기술을 외부 시장으로 확장하는 구조다.

특정 분야에서 기술력을 확보한 전문기업과의 공동개발도 확대하고 있다. DL이앤씨는 2023년부터 가온전선과 배관 일체형 ACF 케이블 개발을 진행했다. 양사는 공동 R&D를 통해 새로운 시공 방식과 전용 부속자재를 개발했으며, 신축 공동주택 현장에서 성능과 시공성 검증까지 마쳤다. DL이앤씨는 내년부터 신축 공동주택 현장에 이 기술을 본격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가온전선은 최근 미국 AI 데이터센터에 2000억 원 규모의 버스덕트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전력 인프라 분야에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이처럼 특정 분야에서 기술력을 검증받은 기업이 보유한 전문성과 자체 건설 역량을 결합해 현장 생산성과 품질,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공동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기술협력 범위는 국내 중소·전문기업을 넘어 글로벌 기업과 미래 신사업 분야로도 넓어지고 있다.

DL이앤씨는 2023년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엑스에너지의 시리즈 C 투자에 참여하며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최근에는 엑스에너지가 개발하고 있는 4세대 SMR의 표준화 설계 계약도 체결하면서 양사의 협력이 투자 단계에서 실제 사업 단계로 확대되고 있다.

DL이앤씨는 엑스에너지가 보유한 SMR 원천기술과 자사가 원전·플랜트 사업에서 쌓은 설계·시공 역량을 결합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글로벌 SMR 시장에서 공동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등 신사업 분야까지 기술협력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전문기업의 기술력에 DL이앤씨가 축적한 건설 역량을 결합해 기술 발굴부터 공동 연구개발, 성능 검증, 특허와 인증, 현장 적용 및 상품화로 이어지는 협업 구조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다”며 “앞으로 검증된 기술의 적용 범위를 전사 현장과 외부 시장은 물론 해외 신사업까지 넓혀 실질적인 사업 성과를 함께 창출하는 기술협력 생태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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