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데이터뉴스가 추출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생성] [취재] 삼성전자 메모리 ‘예약 판매’ 늘린다…실적 변동성 낮출까](/data/photos/cdn/20261044/art_1793259797.png)
[그래픽=데이터뉴스가 추출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생성]
삼성전자가 메모리 장기공급계약(LTA)을 확대하며 업황에 따라 실적이 크게 출렁이던 사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다년 계약으로 판매 물량을 미리 확보해 실적 변동성을 낮추고 생산·투자 계획의 가시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이다.
2일 데이터뉴스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발표와 콘퍼런스콜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는 대형 고객사 10곳과 메모리 다년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추가로 주요 고객사 10곳과 협상하고 있다. 일부는 협상 마무리 단계다. 회사는 다년 계약 비중을 2030년 생산능력의 60~7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의 달성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 계약을 마친 고객이 글로벌 주요 데이터센터 고객 5곳, 추가 협상 고객이 5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각각 두 배로 늘었다. 장기 공급을 원하는 고객군도 기존 하이퍼스케일러와 서버 제조업체(OEM), 시스템온칩(SoC) 업체 중심에서 모바일·자동차·네트워크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메모리 업황은 그동안 삼성전자 전체 실적을 좌우해왔다. 연결 영업이익은 2018년 58조9000억 원에서 이듬해 27조8000억 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2022년에는 43조4000억 원을 기록했지만 메모리 업황이 악화된 2023년에는 6조6000억 원까지 감소했다.
최근에는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힘입어 실적이 급증했다. 올해 3분기 매출은 195조3000억 원, 영업이익은 107조4000억 원으로 4개 분기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다. 메모리 매출은 HBM4 판매 확대와 서버용 SSD 수요 증가로 전분기보다 16.5% 늘어난 140조7000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호황기에 장기 수요를 확보해 수급 사이클의 영향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도 향후 수요를 확약할 수 있는 고객을 중심으로 다년 계약을 늘려 메모리 사업을 보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구조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확보한 계약 물량을 바탕으로 생산능력과 설비투자 계획을 세우겠다는 취지다.
계약은 5년을 기본으로 하되 매년 협상을 거쳐 기간을 추가 연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고객사가 계약기간 동안 유지해야 하는 상당 규모의 선수금 조건을 포함하고, 범용 메모리에는 시장가격 급변에 따른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한 가격 하한선을 뒀다.
기존 계약 고객의 추가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고객은 계약기간 연장을 협의하고 있으며, 기존 계약기간에 공급하기로 한 물량보다 더 많은 물량을 요청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생산능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응용처별 제품 구성 조정 등을 통해 공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수요 확대와 공급 제약 장기화는 고객들이 장기계약을 찾는 배경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AI 서버 인프라 투자가 가속화되면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올해보다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 확대에는 시간이 걸린다. 삼성전자는 신규 팹 건설부터 실제 웨이퍼 생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한 데다 장비 가격이 오르고 조달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HBM4E와 HBM5로 세대가 높아질수록 다이 크기와 공정 수가 증가하고, 범용 D램 생산능력이 HBM으로 전환되는 점도 공급 제약 요인으로 꼽았다. 이에 메모리 공급 제약이 2028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메모리 업체들도 장기계약을 확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 등을 포함한 주요 고객사 14곳과 LTA를 체결했다. 확보한 계약 물량은 2027년과 2028년 전체 생산능력의 50% 이상에 해당한다. 회사는 선단공정의 기술 난도와 신규 생산시설 구축에 걸리는 시간 등을 근거로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구조가 203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론은 고객과 다년간 메모리 구매 물량 등을 약정하는 전략적 고객 계약(SCA·Strategic Customer Agreement)을 26건 체결했다. 회사는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2030년까지 전체 매출의 3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lr